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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한은 금융안정상황]위기시 中企 절반 빚 제때 못 갚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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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150bp↑, 이익 30%↓ 가정

조선ㆍ음식ㆍ운수ㆍ부동산 위태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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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한국은행의 진단에서도 실적악화와 채무부담의 이중고에 노출된 중소기업이 금융안정 취약 고리로 지목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정도의 충격이 발생한다면 중소기업 중 절반에 가까운 기업이 채무상환 여력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외감기업 2만2798개사, 상장기업 1959개사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소기업과 조선업, 음식숙박업, 부동산업, 운수업 등이 금리상승과 영업이익 감소라는 복합 충격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복합 충격을 가정하면, 중소기업의 48.8%는 이자도 못 낼 정도인 것으로 나왔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회사채 금리가 157bp(1bp=0.01%포인트) 올랐고 외환위기 당시 영업이익은 25% 가량 떨어졌다는 것을 감안, 150bp의 회사채 금리 상승과 영업이익 30% 감소로 복합 충격을 산정했다. 그 결과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의 비중이 중소기업에서는 34.5%에서 48.8%로 14.2%포인트나 올라갔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라는 것은 기업이 올린 영업이익이 내야할 이자비용 만큼도 안된다는 뜻이다.

이는 대기업에서의 상승폭에 두 배에 달한다. 대기업 중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은 25.2%에서 32.7%로 7.5%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왔다.

취약업종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시뮬레이션 결과 조선업은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이 56.8%에서 73.2%로 늘어난다. 음식숙박업도 58.3%에서 75.4%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현재도 절반 이상의 기업이 이자를 못낼 정도인데,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충격이 오면 이자 못내는 기업이 70%를 훌쩍 넘긴다는 것이다.

운수업은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이 36.0%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충격 가정시 51.7%로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업의 경우 45.4%에서 59.8%로 늘어났다.

금융안정의 균열이 자동차, 기계, 전자 등으로 번질 가능성까지 보인다. 한국은행 측은 “자동차와 기계 등 실적이 양호했던 업종도 최근 일부 악화됐고, 전기전자 업종의 실적 둔화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우려했다.

자동차 업종의 이자보상비율은 지난해 3분기까지 274%로, 전년 동기 874%에서 크게 줄었다. 이자비용 대비 영업이익의 비율이 3분의 1 수준으로 하락했다는 것이다. 기계 업종도 같은 기간 이자보상비율이 648%에서 419%로 떨어졌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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