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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IF] 미래 에너지 '우주 태양광 발전'… 한국도 뛰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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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필요한 전기를 우주에서 생산하는 '우주 태양광 발전(發電)'이 주목받고 있다. 인공위성에 거대한 태양전지판을 달면 낮과 밤 구분없이 전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에서 생산한 전력을 지구로 안전하게 보내는 문제만 해결하면 자원 걱정 없는 완벽한 청정에너지가 될 수 있다.

미국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생산한 전기를 지상에 보내는 실험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도 15㎞ 길이 태양광 발전 위성을 개발하고 있으며, 일본은 내년 태양광 발전 시험 위성을 발사한다. 중국에 이어 후발 주자인 한국도 올해부터 본격적인 기술 개발에 착수한다. 상용화까지 아직 20년은 더 걸릴 전망이지만, 성공하면 파급 효과가 워낙 커서 각국이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최준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기술연구본부장은 "우주 태양광이 상용화되면 지구의 에너지 문제 해결은 물론, 달과 화성의 식민지 건설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우주 선진국 이어 한국도 가세

우주 태양광 발전은 에너지 자원의 양에서 기존 지상 태양광 발전을 압도한다. 태양에너지는 우주에서 1㎡당 1300W(와트) 정도가 쏟아지지만 대부분 대기에 반사되고 실제 지상에 도달하는 양은 300W를 넘지 않는다. 게다가 지구는 낮에만 태양을 볼 수 있어 대기를 통과한 태양에너지 중에서도 29% 정도만 쓸 수 있다. 결국 지구에서는 태양에너지의 7%밖에 쓸 수 없다. 반면 우주에서는 날씨와 상관없이 24시간 온전한 태양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다.

조선비즈

그래픽=최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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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정거장에서 무선 전송 기술을 시험하고 2040년쯤 우주 태양광 발전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민간 기업들도 이미 상업화 단계를 밟고 있다. 미국 에너지기업 PG&E는 지난 2014년 에너지 벤처기업 솔라렌이 개발하고 있는 위성으로부터 200메가와트(㎿, 1㎿는 100만W)의 전력을 공급받기로 계약했다. 영국 전자기업 인터내셔널 일렉트릭 컴퍼니는 위성 방향에 상관없이 태양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나선형 위성 '카시오페이아'를 개발하고 있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내년 우주 태양광 시범 발전을 위해 10㎿급 태양광 발전 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다. 중국우주기술연구원(CAST)도 지난달 2030년 ㎿급 위성에 이어 2050년까지 1기가와트(GW·10억W)급 우주 태양광 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1GW는 원전 1기의 전력 생산량에 해당한다.

우리나라도 올해부터 본격적인 기술 개발에 착수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달 국회에서 우주 태양광 발전 개발 계획을 처음 공개했다. 한국의 첫 우주 발전소는 가로 5.6㎞, 세로 2㎞ 크기로, 여의도 면적의 4배 규모다. 위성 가운데에 1㎢의 안테나를 달아 지구로 전기를 보내는 방식이다. 항우연은 발사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태양전지판을 둥글게 말아서 저궤도에 올릴 생각이다. 이후 태양 전지판을 조금씩 펼치면서 얻는 에너지로 정지위성 궤도(3만6000㎞)까지 고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항우연은 "오는 2029년까지 2대의 소형 태양광 발전 위성을 발사해 성능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안전한 無線 전력 전송 기술이 관건

우주에서 태양전지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은 이미 수많은 인공위성이 입증한 기술이다. 하지만 규모가 다르다. 태양광 발전 위성이 태양 전지판을 모두 펼치면 최대 수㎞ 정도이기 때문에 폐(廢)위성·로켓과 같은 우주 쓰레기와 충돌해 부서질 우려가 있다. 또 정기적으로 태양전지판을 보수해야 한다. 태양광 발전 위성을 우주로 올리는 비용도 아직 높다. 전문가들은 현재 1㎏당 평균 1만달러 수준인 로켓 발사 비용을 1㎏당 600달러 정도 수준까지 낮춰야 우주 태양광 발전이 가능하다고 본다.

무엇보다 우주에서 만든 전기를 지구로 안전하게 보내는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각국은 전기를 마이크로파 같은 전파나 고밀도 레이저 빔으로 바꿔 지구로 보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지상에 설치된 대형 안테나가 받아 다시 전기로 바꾼다. 바로 '무선 전력 전송' 기술이다.

문제는 인체와 환경에 대한 부작용 가능성이다. 마이크로파는 직진하려는 성질이 강한 극초단파여서 안정적으로 전기를 전송하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지만 전자레인지에도 쓰는 마이크로파가 지구의 성층권이나 전리층, 지상의 사람과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아직 충분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 또 고에너지 레이저는 군사 무기로 악용될 소지도 있다.





최인준 기자(pe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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