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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야구장에 공룡 나타난 5G시대… 그런데 요금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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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출시가 다음 달 5일로 정해지면서, 5G 요금제도 서서히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초기 5G 요금제는 중가형인 월 5만원대와 고가형인 기본 데이터 150기가바이트(GB)의 7만5000원·9만5000원(200GB)·12만5000원(300GB) 등 크게 4종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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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지난 2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5G 기술을 이용해 SK와이번스의 상징 ‘비룡’을 전광판의 실시간 경기장 중계화면에 등장시키는 AR(증강현실) 기술을 선보였다. 증강현실처럼 고화질 콘텐츠가 늘어남에 따라 LTE보다 데이터를 20배 빨리 전송할 수 있는 5G가 주목받고 있다. 5G 요금은 LTE에 비해 비쌀 전망이다. /SK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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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월 3만원대부터 쓸 수 있는 LTE(4세대 이동통신)와 비교하면 5G 요금제는 비싸다. 통신 업계는 가상·증강현실(VR·AR) 등 데이터양이 현저히 많은 고화질 콘텐츠를 이용해야 하는 5G 서비스 초기부터 저용량 요금을 내놓기는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데이터를 많이 쓰지 않는 소비자는 기존 LTE를 쓰다가 1~2년 뒤 저가 요금제가 나온 뒤 5G로 바꾸는 것이 나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SK텔레콤, 이르면 25일 인가 재신청

24일 통신업계와 정부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이르면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이 같은 내용으로 5G 요금제 안(案)을 다시 제출한다. SK텔레콤은 앞서 정부 인가를 신청했으나 정부는 "고가 요금 위주로 짜였다"는 이유로 지난 5일 반려했다. SK텔레콤은 월 5만3000원짜리 중가형 요금 1종을 추가할 것으로 전해졌다. 단 이 요금에 제공할 데이터양을 놓고 5GB부터 8GB 사이에서 막판 고심 중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 버라이즌보다 전반적으로 SK텔레콤 요금제가 싼 것으로 확인된 만큼, 이번에는 별문제 없이 인가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고 말했다. 정부가 심사를 거쳐 이번 주 내 또는 늦어도 다음 주초에 이를 인가하면 KT·LG유플러스도 큰 틀에서 유사한 5G 요금제를 출시할 전망이다.

월 5만원대부터… '데이터 무제한'은 빠져

5G는 LTE에 비해 데이터 사용량이 훨씬 많다. LTE에선 온라인동영상 서비스로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끊김 현상 때문에 SD(일반화질)나 HD(고화질)로 실시간 시청(스트리밍)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5G에선 LTE 때보다 20배 빠른 속도로 대용량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에 UHD(초고화질)와 같은 고해상도 영상 스트리밍이 가능해진다. 보통 SD 영상을 1시간 시청할 경우 소모되는 데이터양이 0.4GB인 반면, UHD(4k)는 12.3GB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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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7만원대 요금제는 제공 데이터양이 150GB이다. 이 정도면 초기 5G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통신업계는 보고 있다. 가령, LG유플러스가 출시한 프로야구 중계 앱을 LTE에서 이용할 때는 1시간당 데이터가 0.9GB 정도 소모되지만, 5G에서 가능한 생중계 화면 확대 기능을 사용하면 시간당 11.2GB가 필요하다.

하지만 SK텔레콤의 5G 요금제에선 LTE 때 나왔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월 10만원)가 빠졌다. 데이터 무제한 대신 대용량인 200GB와 300GB를 각각 제공하는 9만·12만원대 요금제를 만들었다. 통신업체 한 임원은 "전국 5G 통신망 구축에 앞으로도 계속 조 단위의 예산을 투자해야 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무제한 데이터 요금을 내놓는 것은 부담이 크다"며 "설비 투자가 끝나고 5G 가입자가 증가하면 몇 년 안에 무제한 데이터 요금도 나오고 요금도 더 내려갈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SK텔레콤이 지난 2011년 LTE 요금제를 처음 내놨을 때 가장 고가였던 월 11만원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은 10GB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월 10만원에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등장했다.

시민단체 "더 내려야"… 美와 비교해보면?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SK텔레콤을 상대로 "LTE처럼 5G에도 3만~4만원대 저가 요금제를 출시해야 한다"며 요금 인하를 더 요구하고 있다. 지난 21일부터 온라인 서명운동에도 들어갔다.

이들은 "SK텔레콤이 당초 7만원 이상으로만 구성한 5G 요금제를 냈다가 정부로부터 퇴짜를 맞자, 5만원짜리 요금을 살짝 끼워놓으려는 모양새"라며, 고가 요금제보다 저가 요금제의 데이터양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했다.

해외와 비교하면 국내 5G 요금제는 어떤 편일까. 미국 최대 통신업체인 버라이즌이 다음 달 11일 5G 스마트폰 서비스 시작을 앞두고 85달러(약 9만6300원)·95달러(10만7000원)·105달러(11만9000원) 등 3종으로 구성된 요금제를 준비하고 있다.

버라이즌 85달러 요금제에 대한 기본 데이터 제공량이 모두 다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95달러와 105달러 요금제는 각각 22GB와 75GB다. 미국 내 부가가치세까지 더하면 실제로 약 11만원에 22GB, 13만원에 75GB를 받는 셈이다. SK텔레콤은 150GB를 월 7만5000원에 제공한다는 계획이기 때문에, 데이터당 5G 요금은 한국이 미국보다 싸다.




김봉기 기자(knigh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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