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진
세계내분비학회(ENDO 2019) 발표
정자 활성산소 4배ㆍDNA 손상 2배
신약 타깃, 남성으로 확대하는 의미
습관성 유산(RPL)이 남성 정자의 손상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사진은 DEFB126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운동에 어려움을 겪는 정자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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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에 참여한 차나 자야세나 임페리얼컬리지 런던 교수는 “습관성 유산은 전체 부부의 1~2%가 겪는 문제지만 원인을 찾지 못했다”며 “태아의 생존에 필수적인 태반 형성에 정자가 중요한 역할을 함에도 그동안 (습관성 유산의) 원인을 찾는 데 남성에 대한 분석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그간 RPL 원인을 분석하는 데 있어 남성에 대한 연구는 제한적이었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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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결과 습관성 유산을 경험한 남성에게서는 DNA 손상 수치가 2배나 높게 나타났다. 반응성 산소종의 수치도 4배 높았다. 신정호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활성산소는 관상동맥 질환ㆍ암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어 이를 막기 위해 항산화 치료 등이 시행되고 있다”며 “이런 특성으로 봤을 때 정자 DNA 손상 역시 유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측정결과 대조군에 비해 RPL을 경험한 남성의 경우 활성산소(ROS)는 4배(A), DNA 손상은 2배(C)로 나타났다. [그래픽제공=임상화학(Clinical Chemistry)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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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그동안 주로 여성에게 국한됐던 치료 타깃을 남성으로 확대, 활성산소를 줄이는 방향으로 신약 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신정호 교수는 “습관성 유산은 부모의 유전적 요인과 태아와 산모 간 면역 반응 등 복합적 원인으로 발생한다”며 “현재까지도 확실한 치료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며 “이번 연구로 (습관성 유산의) 추가 원인이 더 밝혀진 만큼 반복적 검증으로 약물 등 치료법을 개발을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1월 미국 임상화학학회 학술지인 ‘임상화학(Clinical Chemistry)’에도 실렸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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