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9 (수)

“천안함 추모” 보수단체·“자유한국당 해체” 촛불단체, 서울 광화문광장서 세 과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주말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는 진보·보수단체의 집회가 잇달아 열리면서 ‘소음 전쟁’이 벌어졌다. 23일 오후 보수단체는 ‘천안함 9주기 국민추모식’을 여는 한편, 불과 약 300m 떨어진 곳에서는 진보단체가 ‘범국민 촛불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양측 집회의 시간과 장소가 겹치면서 불과 도로 2차선을 사이에 두고 욕설이 오가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그러나, 양측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천안함 9주기 국민 추모식’ 연 보수단체 "47용사 잊지말자"

이날 오후 2시 일파만파애국자총연합 등 보수단체들은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오는 26일 천안함 9주기를 앞두고 국민추모식을 벌였다. 천안함 순국 장병을 추모하는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보수단체 회원 2000여명(집회측 추산)이 이곳에 모였다.

조선일보

23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 동화면세점 앞에서 일파만파애국자총연합 등 보수단체가 ‘천안함 9주기 국민추모식’을 열고, 희생 장병들에 대한 묵념을 진행하고 있다. /박소정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들은 2010년 천안함 폭침 당시 희생된 장병들의 사진을 들고 "대한민국 만세" "박근혜 대통령 만세" "대한민국을 해체하는 문재인을 끌어내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잊지말자 47용사" "천안함 47 용사를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쓰인 현수막도 곳곳에 내걸렸다.

단상에 오른 김경식 대한민국 애국단체 총연합 부총재는 "천안함 순직 용사들에 대한 무관심에 대해 비통함을 느낀다"며 "애국 동지들과 함께 이들의 희생을 기리고 자유대한민국의 수호를 다지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했다.

이들은 추도식을 마친 오후 3시 쯤부터 약 2시간 가량 동화면세점을 시작으로 광화문 사거리, 숭례문, 시청 앞 등을 거치는 등 5.1㎞ 거리를 행진했다.

◇‘3·23 범국민 촛불대회’ 개최 진보단체 "자유한국당 해체하라"

보수단체들이 집회를 가진 동화면세점 앞에서 불과 300m 떨어진 광화문 중앙광장에서는 이날 오후 5시부터 4.16연대·5.18시국회의·민중공동행동·민주노총 등 53개 진보단체들이 모여 ‘3·23 범국민 촛불대회’를 열었다. 앞서 오후 4시부터는 사전행사 격인 ‘촛불시민연설회’가 진행됐다.

조선일보

23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3·23 범국민 촛불대회’가 열리고 있다. /박소정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1000여명(집회측 추산)은 "5·18 역사왜곡 처벌하자" "자유한국당 해체" 등이 쓰인 피켓을 들고 "자유한국당 해체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5.18 망언 논란’을 불러온 일부 국회의원들의 소속 정당인 자유한국당을 해체하고 적폐세력을 청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석운 민중공동행동 공동대표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5·18 망언을 일삼고 있는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적폐의 온상인 자유한국당을 해체해야 한다"고 했다.

◇2차선 사이에 두고 욕설 오가…경찰 "충돌 대비 병력 배치"

같은 날 진보·보수단체의 대규모 집회가 가까운 거리의 장소, 겹치는 시간대에 열리면서 마찰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매주 토요일 광화문광장에는 ‘태극기 집회’가 열려 주로 보수단체가 집결하는데, 이날처럼 비슷한 시간대에 진보단체의 대규모 집회까지 열릴 경우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날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그러나 진보단체의 집회 장소 주위로 보수단체 회원들의 행진이 이어지면서 서로 간 욕설이 오갔다. 불과 도로 2차선을 사이에 두고서였다. 보수단체 측은 범국민 촛불대회 무대를 향해 "빨갱이는 물러가라"며 손가락질을 하거나 나팔을 불었다. 진보단체는 "자유한국당과 대한애국당은 꺼져라"고 외치며 이에 응수했다.

조선일보

23일 오후 ‘3·23 범국민 촛불대회’가 열리는 광화문광장 주위로 보수단체 측이 행진을 하면서 회원들이 소리를 지르며 항의하고 있다. /박소정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앞서 촛불대회를 개최한 민중공동행동은 집회를 앞두고 서울지방경찰청과 종로경찰서에 ‘집회방해 사전방지 협조요청’ 공문을 보냈다. 이들은 "최근 주말마다 극우세력이 과도한 음향장비와 무질서한 행진으로 촛불 항쟁의 상징적 장소인 광화문광장 일대를 혼란·마비시킨다"며 "극우세력의 집회 방해를 겪게 될까 심각하게 우려한다. 경찰의 질서유지선 설치와 사전방지 조치 등을 요구한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간대와 장소가 겹치면서 혹시 모를 충돌과 안전 사고를 막기 위해 광화문 일대에 의경 12개 중대를 배치하는 등 대비를 철저히 했다"고 말했다.

[박소정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