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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고용·안전·미세먼지·결혼… '불안' 감옥에 갇힌 사회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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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18 한국 사회지표’ /국민 83% “미세먼지 불안”… 방사능보다 높아 / ‘대기환경 나쁘다’ 6년새 2배 / 고용률 9년 만에 마이너스로 / ‘결혼은 꼭 해야’ 50%도 안 돼

세계일보

‘고용 불안에 안전, 미세먼지까지….’

지난해 우리 사회는 각종 ‘불안’에 노출된 사회였다. 무엇보다 경제는 ‘일자리 참사’로 불릴 만큼 심각한 고용 불안에 휩싸였다. 여기에 미세먼지 공습으로 환경 불안도 급증했다. 사회 전반에 걸쳐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20% 수준에 그쳤다. 국민 10명 중 8명은 교통사고, 자연재해, 각종 범죄 등으로 인해 불안에 떨어야 했다.

◆미세먼지 불안 방사능보다 높아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 한국의 사회지표’를 보면 지난해 대기환경을 ‘좋다’고 응답한 국민은 28.6%로, 2년 전보다 3.1%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대기환경이 ‘나쁘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8%포인트나 상승해 36%에 달했다. 이 같은 인식은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다. 2012년 16.8%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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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환경에 대한 불안은 미세먼지가 압도적이었다. 미세먼지가 불안하다는 응답은 82.5%로 방사능(54.9%)보다 높았다. 이어 화학물질(53.5%), 기후변화(49.3%), 농약비료(45.6%), 수돗물(30.4%) 순을 보였다.

안전 문제에 대한 인식은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기준 한국사회가 ‘안전하다’는 인식은 2년 전보다 7.3%포인트 증가한 20.5%였다. ‘보통’이라는 응답은 같은 기간 41.2%에서 48.2%로 늘었고, ‘불안하다’는 응답은 45.5%에서 31.8%로 줄었다.

성폭력·미성년 성적학대 등 여성·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늘었다. 전체 범죄 건수가 줄어들었지만, 사회적 약자를 향한 범죄는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2017년 성폭력 사건은 3만2824건으로 1년 전보다 11.8%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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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률·경제활동 참가율 9년 만에 ‘뒷걸음’

경제 상황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고용률과 경제활동 참가율이 동반 하락했고, 실업률은 상승했다.

고용률은 60.7%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고용률이 하락한 것은 9년 만이다. 경제활동 참가율(63.1%) 역시 9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반면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1%포인트 오른 3.8%였다. 2014년부터 5년 연속 상승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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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고용 상황은 ‘참사’라는 수식어가 무색하다. 지난해 실업자 중 구직 기간이 6개월 이상인 실업자 비율은 14.4로 비교 가능한 통계를 작성한 2000년 이후 가장 높았다. 자동차·조선 업종의 위기가 이어지면서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취업자 비율은 2013년 이후 가장 낮았다.

집 사는 데 걸리는 기간도 늘어났다. 2017년 기준 주택 소유 여부와 관계없이 가구주가 된 이후 주택을 마련하는 데 걸린 기간은 평균 6.8년으로 전년보다 0.1년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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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꼭 해야 한다” 50% 아래로

결혼과 출산 등에 대한 인식 변화도 뚜렷해지는 추세다. 지난해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미혼 남녀 비율은 48.1%였다. ‘결혼을 해야 한다’는 응답은 2010년까지만 해도 64.7%에 달했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결혼을 하지 않아도 같이 사는 것에 동의한다’는 응답은 계속 증가해 56.4%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인 2016년(48.0%)보다 8%포인트 이상 높은 것이며,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만혼 영향으로 2017년 첫 자녀를 출산한 여성의 평균 연령은 전년(31.4세)보다 0.2세 늘어난 31.6세였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전년(1.05명)보다 0.07명 줄면서 1명 이하로 주저앉았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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