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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잭 도시 CEO가 밝힌 '트위터 부활'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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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도시 CEO가 문 대통령과 나눈 대화는?/지난해 '케이팝'과 '스쿨미투'로 트위터 인기 반등/"가짜계정·뉴스 차단하는 프로세스 만들 것"/트럼프의 '트위터 정치'… 긍정적인 영향/'건전한 공론의 장' 되는 게 트위터의 목표

세계일보

잭 도시 트위터 공동 창업자이자 CEO.


“우리의 목표는 ‘공공의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입니다. 공론은 사회를 이끕니다. 지금까지 한국 문화와 사회를 이끈 게 바로 공론입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공론의 장을 만드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용자들이 트위터를 통해 가치를 찾도록 돕겠습니다. 이번 투어를 통해 한국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앞으로 미래에 트위터를 운영하는 계획에 반영하겠습니다.”

트위터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잭 도시(Jack Dorsey)가 22일 오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한국 케이팝(K-POP)과 스쿨미투 해시태그 운동에 큰 관심을 보이며 소셜미디어의 ‘건전성’을 지키는 데 앞으로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잭 도시 CEO의 이번 방한은 2014년 이후 5년 만이며 기자들과 공식적으로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TweepTour’의 일환으로 이번 한국을 방문했으며 앞으로 전 세계 모든 트위터 사무실을 방문해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날은 트위터의 13번째 생일이기도 했다. 도시 CEO와 신창섭 트위터코리아 대표 등이 함께 축하 케이크를 자르는 이벤트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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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도시 트위터 CEO가 21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을 기념하는 트윗을 올렸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잭 도시 CEO

도시 CEO는 전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화제를 모았다.

그는 “문 대통령이 트위터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얘기 나눴다”며 “문 대통령은 트위터로 국민들과 대화 나누고 전 세계인들과 소통한다고 했다. 아울러 디지털 외교와 관련된 이야기도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에게서 세계 평화에 대한 의지를 읽었다. 또 세계 무대에서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과의 대화는 제게 많은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도시 CEO는 지난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방한 사실을 알리고, 문 대통령과의 만남을 고대한다는 트윗을 올렸다. 이에 문 대통령 역시 트윗으로 화답하면서 두 사람의 만남은 성사됐다. 대통령과 기업인의 일대일 면담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도시 CEO는 트위터를 적극 활용해 세계 정상들 및 국민과 소통하는 문재인 대통령께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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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도시 트위터 CEO(왼쪽)과 기자간담회 진행을 맡은 방송인 박재민.


◇트위터, 다시 인기 끄는 비결은

신 대표는 “지난해 트위터 매출액은 9억8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가 증가,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면서 “수익은 2억5500만 달러로 44% 올랐고, 순이익률은 28% 증가했다. 이는 미래에 좋은 서비스를 위한 재정에 힘이 실린다는 뜻으로, 앞으로 좋은 인재를 채용하고 좋은 플랫폼을 만드는 투자 기회로 삼겠다"고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그는 이어 “많은 분들이 트위터는 40대 후반이나 50대 이상 연령층이 사용한다고 오해한다”면서 “사실 하루 두 번 이상 트위터에 들어오는 사용자는 48%가 29세 미만이다. 젊은 세대들이 훨씬 많이 사용한다”고 사용자 연령층은 더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도시 CEO는 “트위터는 공공의 대화를 통해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매일 들여다보며 문 대통령과도 소통이 가능한 플랫폼”이라면서 “이런 트위터의 용도와 기능이 더 강화될 수 있도록 노력했고,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위터의 성공은 창업자가 아니라 사용자 덕분이다. 해시태그나 리트윗을 통해 성장했다”면서 “구조조정을 하거나 어떤 서비스는 중단해야 하는 등 어려운 결정도 내려야 했다. 기업 운영 방식과 핵심 가치 등과 관련해 사용자와 공유하면서 트위터 서비스의 본질과 목적은 더 자리를 잡아갔다”고 트위터 인기의 반등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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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인기가 트위터 부활의 원동력”

신 대표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약 53억개의 트윗이 바로 케이팝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지난해 약 6억 트윗을 기록한 러시아 월드컵의 9배에 달하는 엄청난 수치다. 지난해 가장 많이 트윗 된 해시태그는 ‘#BTS(방탄소년단)’이었으며, 2014년 데뷔 후 트윗량이 7배나 증가했다.

그는 “케이팝은 트위터를 통해 한국을 넘어 전 세계적인 콘텐츠로 성장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날 신 대표는 케이팝 스타들과 함께하는 트위터코리아만의 콘텐츠 ‘블루룸 라이브’를 지난해 34회에서 올해 50회로 늘리겠단 계획도 밝혔다.

도시 CEO 역시 케이팝의 팬을 자청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저녁 갓세븐(GOT7) 멤버들과 만난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저도 케이팝을 좋아하고 트위터도 케이팝에 힘입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트윗을 통해 좋아하는 예술가나 가수들의 소식을 전해들을 수 있다. 다른 플랫폼도 가능하지만 트위터가 빠르게 전달하는 플랫폼이다. 연예인들도 직접 소통하는 채널로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예인과 팬의 트위터 소통을 ‘강력한 선순환 구조’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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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섭 트위터코리아 대표. 트위터코리아.


◇10대들이 이끈 ‘#스쿨미투’ 해시태그 운동

“세상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다면, 그것은 트위터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신 대표는 트위터의 힘에 대해 간략하게 이렇게 표현했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미투 운동’에 이어 10대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한국에서는 ‘스쿨미투’ 해시태그 운동이 일어났다.

도시 CEO는 “스쿨미투는 정말 용기 있는 학생들이 불의에 맞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며 “이런 움직임을 통해 안전한 학교를 만드는 놀라운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불의에 맞서는 법을 배우고 다른 사람들은 공감하고 힘을 얻게 된다. 이는 정부의 정책 변화로 이어지고 다른 국가로 퍼져 나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위터가 이런 도움을 줬다면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사회에 공론의 장을 제공하는 건 우리의 자랑이다. 우리 사회를 건전하게 바꿔주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도시 CEO는 여성 단체들을 주축으로 한 NGO와의 만남을 가지기도 했다. 트위터는 다양한 사회단체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애즈포굿(Ads for good)’이라는 트위터 내 광고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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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도시가 생각하는 트럼프의 ‘트위터 정치’

도시 CEO는 ‘트위터 정치’로 유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전 세계 지도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건 매우 중요하고, 트위터를 통해 솔직한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과 국민, 혹은 국가들이 트위터를 통해 ‘열린 대화’를 하면 공동의 문제를 알게 된다. 누구의 계정을 팔로우하는지 하는 문제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짜계정이나 뉴스가 확산 되거나, 학교폭력, 심지어 테러에 이용되는 등 부정적인 사례들도 간과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신 대표는 “우리의 당면과제 1순위다. 머신러닝이나 인공지능(AI) 차단 등 다양한 방법을 고려하고 있지만 단시간 내에 해결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 “기술을 이용해서 빨리 문제를 찾아내고 이를 해결하는 내부 프로세스를 짧게 줄이기 처리하기 위해 온 회사가 집중하고 있다. 이것은 이용자들과의 약속이 아니라 우리의 임무(미션)이며, 미래가 걸려 있는 문제”라고 전했다.

도시 CEO도 “트위터를 부정적인 방법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우리의 가장 큰 목표는 건전성 확보다. 건전한 공공 대화를 유도하고 싶다. 유저들이 스스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고 학대나 폭력, 증오가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제공=트위터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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