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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지는 軍 수뇌 vs. 예비역 장성단 갈등,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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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1월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대한민국 수호 예비역 장성단’ 출범식에서 예비역 장성 450여 명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앞줄 맨 오른쪽은 김대중 정부 때 국방장관을 지낸 김동신 예비역 육군대장. /오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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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역 장성단이 22일 ‘서해 수호의 날’을 "불미스러운 충돌을 추모하는 날"이라고 언급한 정경두 국방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내면서 양측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월 출범한 예비역 장성단은 작년 9⋅19 남북 군사합의 체결 이후 현 정부 국방 당국과 대립해왔다. 이런 갈등이 정 장관의 ‘불미스러운 충돌’ 발언으로 폭발한 셈이다.

정 장관 사퇴를 요구한 예비역 장성단은 지난 1월 6·25 전쟁 영웅 백선엽 장군 등 예비역 장성 450여명이 참여해 발족했다. 정식 명칭은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예비역 장성단’이다. 출범식에서 공동 대표로 선출된 9명 중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집권했던 김대중 정부 때 국방장관을 지낸 천용택⋅김동신 전 장관도 포함됐다. 현재는 회원수가 750여명이다.

예비역 장성단은 작년 11월 '9·19 남북 군사합의 국민 대토론회'를 주관한 '안보를 걱정하는 예비역 장성 모임' 멤버가 주축이 됐다. 이들은 당시 출범식에서 "9·19 군사합의는 이적성 합의"라며 조속한 폐기를 주장했다. 이들은 휴전선 일대 비행금지구역 확대와 서해 일정 구역 훈련 중단 등 남북 군사 합의 내용이 한국군의 안보 태세를 허무는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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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유한국당 윤상현 의원의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현 정부 국방 수뇌들은 남북 군사 합의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조치로 홍보해왔다. 그런데 국군 원로인 백선엽 장군을 비롯해 현 정부가 계승하는 DJ 정부 출신 전직 국방장관까지 군사합의 반대에 적극 앞장서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져왔다.

더구나 예비역 장성단은 지난 1월 30일 발표한 ‘대군(對軍) 성명’에서 남북 군사 합의에 서명한 송영무 전 국방장관의 사죄와 함께 정경두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합참의장과 각 군 참모총장에 대해선 "헌법 정신에 입각해 군사분야 합의서 폐기를 결의하고 반헌법적 안보 역량 파괴 행위를 일체 거부하라"고도 했다.

군 수뇌부에선 이런 예비역 장성단 움직임에 불편한 기류가 역력하다. 군의 한 관계자는 "예비역 선배들이 현역 후배들에게 항명을 부추기는 것이냐"고 했다. 일부 국방 당국자들은 사석에서 남북 군사 합의 비판에 목소리를 높여온 일부 예비역 장성에 대해 "정치에 뜻이 있어 남북 군사합의를 맹목적으로 비판한다"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정경두 장관이 지난 20일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예비역 장성단이) 잘못된 지식을 갖고 있고, 이념적인 것 때문에 그렇게(남북군사합의 반대) 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런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예비역 장성단 출범에 즈음해 군 수뇌부가 맞대응에 나서는 듯한 움직임도 있었다. 예비역 장성단 출범 다음날인 지난 1월31일 박한기 합참의장이 예비역 군인 단체인 성우회와 재향군인회(향군)를 찾은 게 대표적이다. 박 의장은 당시 예비역 단체 대표들에게 남북 군사 합의에 대한 지지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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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1월31일 박한기 합참의장(왼쪽)이 향군회관을 방문해 유삼남 성우회 회장과 주요 국방현안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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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예비역 장성단 결성을 주도한 한 예비역 장성은 "노병(老兵)들이 정치에 무슨 뜻이 있어 군 후배들을 이유 없이 비방한단 말이냐"고 했다. 다른 한 예비역 장성은 "김대중 정부 출신 전직 국방장관까지 군사합의에 우려를 나타내는 것은 지금 상황이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와 매우 다르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라며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는 진보 정부라고 해도 안보 정책의 변화에 조심스럽게 접근했는데 지금은 너무 급격하다"고 했다.

국방 당국과 예비역 장성단의 대립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한기 합참의장이 성우회와 향군을 찾은 지난 1월 31일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예비역 장성단과 만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9·19 군사합의가 가진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알려드리기 위한 기회에 대해서는 결코 마다하고 있지 않다"며 "(예비역장성단이) 요청하거나 저희가 말씀드릴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예비역 장성단 관계자는 "작년 9·19 군사 합의 이후 지금까지 국방부 고위 당국자와 제대로 된 의사 소통을 할 기회가 없었다"고 했다.

[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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