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밀착카메라] 모두가 놀 수 없는 '놀이터'?…시설·관리도 부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앵커]

전국에 어린이 놀이시설이 7만 곳이 있습니다. 아파트나 학교, 유치원에 몰려 있고 일반 주택가에서는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있는 놀이터 상당수도 방치되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윤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 파주시의 주택가입니다.

빌라 여러 채가 모여있는데요.

아이를 둔 사람들도 많이 살고 있다고 하는데 주변에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는 보이지 않습니다.

놀이터에 가려면 저기 멀리 보이는 아파트까지 걸어가야 합니다.

세 아이를 둔 부모는 아이들 보낼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마인혜/경기 파주시 목동동 : 애들이 근처에서 킥보드를 타거나 자전거를 타고 놀게 되는데. 아무래도 놀이터가 있어야지 애들이 더 안전하고 저도 통제를 할 수가 있잖아요.]

인근 아파트에 있는 놀이터까지 걸어가 봤습니다.

아파트 단지 안에 오면 이런 놀이터가 마련돼 있습니다.

제 걸음으로 5분이 넘게 걸렸는데, 아이를 데리고 오려면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마인혜/경기 파주시 목동동 : 애들 데리고 가다 보면 한 15분 정도 걸리는 편이고요. 주민이 아니다 보니까 조금 눈치가 보인다거나…]

아파트 측도 주민 이용이 원칙이라고 말합니다.

[아파트 관리소장 : 이용 대상은 주민들이죠.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외부인 이용은 불가능하고요.]

단독 주택들이 모여 있는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은 더 열악합니다.

동빙고동의 경우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원 놀이터가 아예 없습니다.

[이모 씨/서울 동빙고동 : 지금 가는 데가 제일 가까운데 차 타고 10분 정도 걸려요.]

전국에 등록된 어린이 놀이터는 7만 곳이 넘습니다.

하지만 절반 이상이 아파트 등 주택단지에, 2만여 곳은 학교나 유치원, 어린이집에 있습니다.

모든 어린이가 이용 가능한 공원 안 놀이터는 1만여 곳에 불과합니다.

서울시의 경우 공원 놀이터가 하나도 없는 동이 100개가 넘습니다.

놀이터가 있어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곳은 원래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어린이공원이었는데요.

쓰레기가 쌓이고 노숙자가 몰리면서 지금은 이렇게 아예 문을 잠궈버렸습니다.

인근의 또다른 어린이 공원도 어른들만 있습니다.

바닥에는 막걸리병과 쓰레기가 뒹굽니다.

[용산구청 : 쪽방촌이 많잖아요. 지리적인 특성상 노숙인분들이 많이 있는 공원이거든요. 꼬마애들이 혼자 이용할 수는 없고…]

인근 3개 놀이터 중 아이들이 마음놓고 이용할 수 있는 곳은 1곳에 불과한 것입니다..

[김진/서울 용산구 동자동 : 주택가 아이들 다 여기밖에 없으니까. 그네 타는 데 줄 서서 타야 될 만큼. 아기들이 다칠까 봐 큰 애들이 자전거 타거나 공놀이 마음껏 못 하고.]

인천의 한 어린이 공원.

지하철역 바로 앞에 있지만, 사람들을 찾기 쉽지 않습니다.

이곳은 어린이공원이라고 이름이 붙여진 곳인데요.

하지만 안에는 어른용 운동기구 3개 외에 어린이용 시설은 없습니다.

[이경연/인천시 : 애들 놀 게 뭐 있어 어른들 위주로 만든 거. 나는 못 봤어, 어린이는 없어요.]

현행법에 따르면 150세대 이상 아파트 단지에는 반드시 어린이 놀이터를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다세대주택이나 연립주택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채희옥/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과장 : 지금은 다 도로고 이렇게 된 상황에서 놀이터 말고는 놀 데가 없는데. 현재 있는 놀이터라도 제대로 만들고 안전하게 만드는 거…]

공부 뿐만 아니라 놀이도 배움이 될 수 있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놀이공간을 충분히 제공하는 것도 교육당국이 해야 할 일입니다.

(영상디자인 : 이지원)

윤재영, 변경태, 김정은 기자

JTBC, JTBC Content Hub Co., Ltd.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JTBC Content Hub Co., Ltd.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