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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1 (화)

'성관계 몰카 촬영 및 유포' 가수 정준영 구속 영장 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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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성관계 동영상을 촬영하고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통해 이를 유포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를 받는 가수 정준영(30)에 대해 법원이 21일 저녁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른바 ‘버닝썬’ 사태가 불거진 이후 구속 영장이 발부된 첫 연예인이다. 승리의 지인으로 단체 채팅방에 불법 촬영물을 올린 김모씨(자영업)도 이날 구속 영장이 발부됐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부장판사는 이날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는데다 범행의 특성상 피해자 측의 법익(法益) 침해 가능성이 있다"며 정준영에 대해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과 검찰에 따르면 정준영은 상대 여성의 동의를 받지 않고 성관계 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빅뱅의 전(前)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와 FT아일랜드의 전 멤버 최종훈(29) 등 지인 8명이 참여한 카카오톡 채팅방에 올린 혐의를 받는다. 현재 경찰이 확인한 피해자만 1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14일과 17일 두 차례에 걸쳐 정준영을 상대로 밤샘 조사를 벌였다. 15일에는 정준영의 자택과 차량 등을 압수수색했다. 정준영은 이날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 A4 용지 한 장 분량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정말 죄송하다. 저는 용서 받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며 "오늘 구속영장심사에서는 (혐의에 대해) 다투지 않고 법원에서 내려지는 판단에 겸허히 따르겠다"고 말했다. 또 "저로 인해 고통을 받으시는 피해자 여성분들 사실과 다르게 아무런 근거없이 구설에 오르며 2차 피해 입으신 여성분들, 지금까지 제게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신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수사 과정에 성실히 응하고, 제가 저지른 일을 평생 반성하면서 살겠다"고 했다.

◇경찰, ‘정준영 카톡방’ 멤버 전방위 수사
이날 경찰은 정준영의 '2016년 여자친구 불법 촬영 피소 사건'을 맡았던 A경찰과 정준영의 변호사를 각각 직무유기와 증거인멸 혐의로 입건했다. 정준영은 여자친구의 동의없이 신체를 촬영한 혐의로 고소당했을 때, ‘휴대전화가 고장 나 사설 포렌식(디지털 증거분석) 업체에 맡겼다'며 제출을 거부했다. 경찰은 휴대전화에 담긴 내용을 확인하지 않은 채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다음달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를 두고 최근 부실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도 확인하지 않고 사건을 송치한 A경찰에게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또 휴대전화를 복원할 수 없다고 사설 포렌식 업체의 의견서를 거짓으로 적어 경찰에 제출한 정준영의 변호사에 대해 증거 인멸혐의로 수사할 계획이다.

카톡방에 포함된 다른 인원들에 대한 경찰 수사도 전방위로 이뤄지고 있다. 이날 최종훈은 2016년 자신의 음주운전 사고 단속을 맡은 현장 경찰관에게 뇌물을 건네려 한 혐의(금품 공여 의사표시)로 입건됐다. 최씨는 음주운전 사실을 무마하기 위해 200만원을 제공하겠다고 했고, 해당 경찰관은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 등이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면 1000만원이 언급된 부분도 있어 실제로 어떻게 처리됐는지 추가 수사해 밝히겠다"고 했다.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성(性) 접대 혐의와 경찰 유착 의혹 등을 받아온 승리와 유인석(34) 유리홀딩스 전 대표도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가 추가됐다. 두 사람이 운영한 클럽 몽키뮤지엄을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하고 유흥주점처럼 불법운영한 혐의다.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할 경우 유흥주점보다 세금을 덜 낸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오후 2시쯤부터 두 사람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홍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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