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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매경춘추] 밀레니얼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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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주니어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한 달에 두세 번 점심시간을 활용해 브라운백 미팅을 한다. 현장의 애로나 혁신 아이디어, 일상생활 등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데 가끔 젊은 직원들 이야기에 격세지감을 느끼곤 한다.

일명 '가전주부(家電主婦)'라고 불리는 로봇 청소기, 식기 세척기, 빨래 건조기가 요즘 젊은 세대의 대표 혼수품이라든지, 훗날 내 집 마련을 위해 돈을 아끼기보다는 오로라를 보기 위해 아이슬란드 여행을 계획한다든지, 원조 모히토를 마시러 쿠바의 아바나에 가고 싶다는 말도 특별한 이야기가 아닌 듯했다.

학계 등에서는 1982~2000년에 태어난 20·30대로서 사회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이들을 '밀레니얼 세대'라고 명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76억명의 약 30%가 넘는 약 25억명을 차지한다.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환경이었던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여서 전형적인 디지털 세대의 특징을 보이면서도 환경, 정치, 경제 이슈에 관심이 많다.

보디크림을 고를 때 비싼 가격이어도 환경 친화적인 재료를 사용하는 '착한 기업'의 상품을 사는 '개념소비'를 하며 정치에서도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2017년 보수당에 참패를 안긴 영국 총선에서는 35세 이하 투표율이 2년 전보다 12%포인트 급증했다고 한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대라는 상징으로 한국은 N포 세대(88만원 세대), 일본은 사토리(달관) 세대, 중국은 단선거우(單身狗·연애 상대 없는 싱글) 세대로 부르기도 한다.

취업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결혼, 출산, 내 집 등 인생의 중요한 것들을 지레 포기한 세대라고 불리지만 이들은 현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방팔방 연결돼 시장 판도를 바꾸고 정치사회 패러다임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기업과 정치가 그들에게 집중하듯이 정부 정책에서도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좀 더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그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소비 트렌드의 주체에서 더 나아가 노력하면 소망을 이룰 수 있다고 믿고, 자신의 인생에서 더 중요한 걸 꿈꿀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희망의 사다리'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정무경 조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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