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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사설] ‘명퇴’ 없애고 직원들 ‘인생 2막’ 돕는 SK의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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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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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케이(SK)텔레콤이 퇴직금에 위로금을 얹어 주며 직원들을 내보내는 명예퇴직을 올해부터 없애고, 창업 등 ‘인생 2막’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직원들에게 유급휴직을 주는 ‘넥스트 커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퇴직 이후에 대한 직장인들의 고민과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할 만하다.

넥스트 커리어는 만 50살 이상이거나 근속기간 25년 이상인 직원이 최대 2년 동안 휴직을 하면서 퇴직 이후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것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휴직기간에 기본급 100%가 지급되고 현직에 있을 때와 동일하게 학자금·의료비 등 복리후생비가 지원된다. 또 창업을 준비하는 직원에게는 6개월 과정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창업 뒤 6개월 동안 사후 관리도 도와준다. 만약 휴직기간이 종료된 뒤 해당 직원이 원하면 복직도 가능하다. 창업에 실패해도 다시 회사에 다닐 수 있는 것이다. 안정된 신분에서 새로운 인생을 준비할 수 있어 직원들의 반응이 좋다고 한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퇴직 이후 살아갈 시간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하지만 별다른 준비 없이 퇴직을 맞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다. 퇴직금을 가지고 창업에 나서지만 경험과 지식 부족으로 실패해 돈만 날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 퇴직자들이 자영업에 몰리면서 자영업이 공급 과잉 상태에 빠지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 직원들의 퇴직 이후의 삶을 적극적으로 돕는 것은 바람직하다. 물론 에스케이텔레콤의 경우 경영 사정이 좋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수 있다. 하지만 경영 사정이 괜찮은 기업이 모두 이렇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에스케이텔레콤의 시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태원 회장이 이윤 창출이라는 ‘경제적 가치’ 못지않게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강조하면서 에스케이그룹이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고 있다. 고령화, 양극화, 청년실업, 환경오염 같은 사회문제 해결에 기업이 어떻게 기여할지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내려고 애쓰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누군가는 ‘그냥 돈이나 많이 벌라’고 하겠지만 그런 방식으로는 더 이상 안 된다”며 “사회적 가치 확산을 위한 노력은 결국 우리 모두를 위해 행복을 추구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케이의 실험이 성공하고 또 재계 전반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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