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2 (수)

[CEO의 온라인 오답노트] 누드 커뮤니케이션 시대의 도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코노믹리뷰

최근 유명 아이돌 가수들의 모바일 메시지 서비스 대화 내용이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브라운관에서 보는 화려하고 성공한 유명인들 모습 이면에 평소 사고와 철학을 여실히 드러내는 본능적 커뮤니케이션들이 날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과거에도 유명인들 비공개 대화 내용이 온라인 공간에 공개되어 사회적 문제가 발생한 사례가 종종 있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릅니다.

이른바 단톡방이라 불리는 사적 대화 채널의 내용들이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선 심각한 범죄와 범법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단톡방 대화와 동영상, 사진은 범죄행위의 결정적 단서가 되고 있습니다. 범죄행위와 함께 단톡방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의 유희적 반응 또한 대중들에게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속에서 일반인들 사이에 모바일 메시지 서비스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조심하자는 분위기에서 보안이 강화된 서비스를 사용하자는 대안, 그리고 애초에 모바일 메시지 서비스를 사용하지 말자는 처방까지 백가쟁명식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올바른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법을 준수하고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이야기지만 최근 유명인 및 기업 CEO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 첫 번째에 명기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내가 올바른 언행으로 명성을 쌓아왔다면 사실과 다른 오해가 발생할 경우 혹은 상대적으로 사소한 이슈의 경우에 대중은 언제나 우군이 될 자세가 되어 있습니다.

그럼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바야흐로 누드 커뮤니케이션 시대입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통해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활용되며 녹음, 녹화, 캡처가 일상화된 온 더 레코드 시대입니다. 이런 변화된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 국내외 유명 기업과 CEO들의 갑질 전횡, 자극적 무용담들이 온라인 공간에 공개되며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킨 사례들은 이제 너무 많습니다.

이런 상황이 되면 가장 흔한 위기 관리 방식은 예외 상황 없는 강제적 금지와 통제입니다. 사내 법인 카드 사용에 문제가 있으면 법인 카드 사용을 금지시키듯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사용을 금지하는 방식입니다. 조직과 개인의 위기관리 원칙에서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가 아닌 “피할 수 있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관점은 아주 중요합니다. 다만, 커뮤니케이션 도구에 침착하기보다 근본적인 원인과 문제를 제거하는 것이 더 합리적입니다.

삼성그룹에서는 수 년 전부터 임직원에게 ‘누드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고 실행했습니다. 삼성그룹이 이야기하는 누드 커뮤니케이션은 "사내에서 하는 모든 대화와 문서가 광화문사거리에 공개되더라도 떳떳할 수 있어 한다"라는 개념입니다. 사적 대화와 내부 이슈라고 할지라도 언제든지 대중에게 공개되는 시대라는 것을 인정하고 커뮤니케이션하자는 이야기입니다.

삼성그룹은 기술 보안을 위해 스마트폰 카메라 사용과 문서의 외부 유통 등을 금지해왔습니다. 하지만 보안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음을 확인하고 기본적으로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깨끗하고 투명하게 진행하는 문화의 확산이 중요하다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연중 캠페인 형태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전파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단톡방은 보통 나와 의견이 맞는 사람들,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과의 그룹 커뮤니케이션 공간입니다. 이런 지인들과의 비공개 온라인 공간은 사람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기 쉽습니다. 감정적으로 격한 상황에서 본인을 지지하고 격려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이게 되면 오버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 커뮤니케이션이 공개되면서 일반적인 대중들의 상식과 동떨어진 괴리가 발생하고 CEO 개인과 기업의 명성에 피해를 주는 위기가 발생합니다.

오래 전 사적 커뮤니케이션도 수 년이 지난 현재로 되돌아와 나의 목을 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과거로 사라졌던 오프라인 공간의 언행이 디지털 형태로 살아와 사회 이슈가 되는 시대입니다. 공인과 사인의 구분이 사라지고 사적 공간과 공적 인간의 경계도 무너졌습니다.

이제 CEO들이 사적으로 편하게 쓰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채널은 이미 공적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되었다고 인식하시는 것이 더 안전합니다. 항상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고 있는 공간임을 인지하고 나는 더 이상 사인이 아니라 공인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것이 기업 CEO 스스로 평시 위기 관리를 첫 번째 원칙 올바른 사람이 되어야 한다에 이은 두 번째 원칙이 되어야 변화된 시대에 개인과 기업의 영속성을 보장 받을 수 있습니다.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

-Copyright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