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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사설] ‘김학의·장자연 사건’ 진상 밝혀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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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어제 검찰 과거사위원회 활동기간을 2개월 연장해 김학의 전 법무차관 성접대 의혹, 고(故) 장자연씨 사건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도 버닝썬 사건으로 불거진 경찰과 업소·연예인 간 유착 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철저한 진상조사와 관련자 엄벌을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이들 사건의 실체와 제기된 의혹을 낱낱이 규명하라고 지시한 데 따라 두 장관이 합동브리핑을 열고 후속조치를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이 공소시효가 지난 특정사건에 대해 수사를 지시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없지 않다. 하지만 검찰과 경찰의 고의적인 부실수사와 비호·은폐 정황이 드러나면서 국민적 의혹과 분노가 들끓고 있다는 점에서 ‘진실 규명’ 지시는 불가피했다. 실제 김 전 차관 사건은 최근 민갑룡 경찰청장이 “문제의 동영상에서 김 전 차관 얼굴을 육안으로도 식별할 수 있었다”라고 밝히면서 검찰이 제 식구 감싸기로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덮었다는 의혹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장자연 사건도 그의 동료 윤지오씨가 ‘장자연 리스트’에 적혀 있던 언론인 3명과 국회의원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새 국면을 맞고 있다. 통화기록 확보와 분석 등 부실한 초기 수사도 도마에 오르며 검찰이 고의로 축소·은폐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버닝썬 사건에서도 경찰이 불·탈법의 온상인 클럽과 부도덕한 연예인의 뒤를 봐주고 있다는 의혹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성접대 의혹, 성관계 몰카, 마약 사용 등을 묵인 방조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는 상황이다.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이 권한을 남용해 특권층의 권력형 비리를 눈감아주는 행태는 뿌리 뽑아야 한다. 김 전 차관뿐 아니라 이른바 ‘윤중천 리스트’에 등장하는 정재계 인사, 군 장성 등 사회지도층 인사 수십 명도 반드시 조사할 필요가 있다. 장씨의 성 접대 명단에 있는 언론사 사주, 대기업 회장 등이 무혐의 처리된 과정도 다시 살펴봐야 한다. 윤모 총경을 비롯한 버닝썬 유착의혹 경찰들에 대한 조사는 말할 것도 없다. 검·경은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사건의 실체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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