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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필동정담] 청와대 석불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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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중국 문화재·예술품 361점을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지난달 28일 중국에 반환했다. 5년 전 FBI에 압수된 이들 문화재에는 신석기시대부터 청나라까지의 석기, 청동기, 도기, 화폐 등이 망라돼 있다.

중국 정부는 불법거래 문화재가 압수됐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전문가들을 보내 문화재를 감정하고 국가기관을 총동원해 반환을 촉구해 왔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과 패권경쟁으로 날카롭게 맞서고 있음에도 결국 압수된 문화재 전량을 반환받았다. 2011년에도 미국 국토안보부는 몰수한 중국 문화재 14점을 반환했다. 미국 사법기관이 중국 문화재를 반환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인데 이번 반환 규모가 가장 크다.

도난당했거나 불법 반출된 문화재를 원산국으로 돌려줘야 한다는 국제사회 조약이 있음에도 문화재 반환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문화재도 외국에 반출된 것으로 파악된 것만 7만6000여 점에 이른다. 일본에 가장 많은 3만4000여 점이 유출돼 있고 그다음으로 미국 영국 독일 러시아 순으로 우리 문화재가 많이 유출돼 있다. 이 문화재들은 임진왜란, 병인양요,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을 거치며 유출된 것들로 국보급과 보물급도 상당수다. 그러나 유출 경위가 불확실하고 개인 또는 단체의 소유권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현실적으로 환수하기 어려울 때가 많으니 안타깝다. 1965년 한일국교 정상화 때에도 일본에서 반환된 문화재는 1432점에 그쳤다.

우리 문화재를 다른 나라에서 되찾아오는 일이 중요하지만 엉뚱한 곳으로 옮겨진 국내 문화재를 제자리로 돌려놓는 일도 중요하다. 경주시와 시민단체들이 최근 보물 1977호인 경주 이거사(移車寺)지 석조여래좌상(일명 청와대 석불좌상)을 반환받기 위해 청와대,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 등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 석불의 약탈과 이동경로는 지난해 10월 발견된 일제강점기 문헌 '신라사적고(新羅寺蹟考)'에 담겨 있다. 이거사 터에서 석불을 약탈한 일본 상인이 1913년 조선총독에게 진상하면서 서울 남산 총독관저로 옮겨졌고 1930년대에 청와대 자리에 새 총독관저를 지으면서 현 위치에 자리 잡게 됐다는 내용이다. 고증작업이 이뤄지면 석불은 마땅히 원래 자리로 되돌아가야 할 일이다.

[최경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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