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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도박·병역기피·탈세… 6명 하차할 동안 KBS는 손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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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장수한 KBS 예능 '1박 2일'

MC몽·강호동·이수근·김준호 등 매시즌 출연자 문제 이어지자

시청자 "KBS, 범죄 방관하며 방송 제작한 셈" 비난 이어져

"이 지경이 될 때까지 12년 동안 장수한 게 미스터리입니다."(트위터 사용자 @Rin__Up__)

KBS 오락 프로그램 '1박2일'이 출연자 정준영의 성(性) 추문에 차태현·김준호의 내기 골프 의혹까지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과거 도박이나 탈세 의혹 등으로 하차한 출연자 사례까지 다시 구설에 오르고 있다. 2007년 시작한 시즌1에서 최근 시즌3까지 출연자 논란이 반복되면서 "공영방송 KBS가 출연자 검증에 의지가 있었는지 의심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일보

KBS 예능 '1박2일' 출연자들이 잇따라 논란을 일으키며 프로그램 제작이 중단됐다. 사진 오른쪽부터 성추문을 일으킨 정준영과 내기 골프 의혹을 받고 있는 김준호·차태현이 '2018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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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부터 트위터 등에는 '1박2일' 시즌1 출연자 강호동이 "사행성 게임은 (이)수근이가 좋아한다"고 말하는 장면이나 이수근이 MC몽을 앞에 두고 '사랑니'를 언급하는 모습 등을 담은 사진이 집중 유포됐다. 이수근은 도박 논란으로 하차했고, MC몽은 고의 병역 기피 의혹으로 프로그램 출연을 중단한 바 있다.

'1박2일'은 첫 방송 이후 지금까지 각종 논란과 파문으로 도중 하차한 출연자만 6명이다. 2007~2012년 방송된 시즌1에선 출연자 MC몽이 2010년 '치아를 아홉 개 뽑는 방법으로 군 입대를 기피했다'는 논란이 제기돼 출연을 중단했고, 이듬해인 2011년 메인 MC 강호동이 탈세 혐의로 연예계 잠정 은퇴를 선언하며 하차했다. 2012년 시작된 시즌2도 이수근의 도박 파문과 함께 1년 8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시즌3의 정준영과 김준호는 과거에도 여자 친구 몰카 촬영과 도박으로 물의를 빚어 이미 한 차례 방송을 떠났던 인물이어서 '1박2일'이 사실상 이들에게 복귀할 길을 열어줬다는 비판이 많다. 정준영은 2016년 9월 전 여자 친구의 신체 일부를 무단 촬영한 혐의로 피소돼 '1박2일'에서 하차했다가 2017년 1월 복귀했고, 김준호는 2009년 해외 원정 도박이 적발돼 방송을 중단했지만, 역시 '1박2일'을 통해 재기했다.

출연자들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은 것에 대해 '1박2일' 제작진에 비난의 화살이 향하기 시작했다. 지난 17일 청와대 게시판에는 'KBS 공영방송 국가 법질서를 해치는 차태현 김준호 담당 1박2일 PD 엄벌해 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국민의 수신료로 방송을 만드는 담당 PD가 알고 있었는데도 묵과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트위터에도 'KBS가 범죄를 방관하며 방송을 제작한 셈'이라며 프로그램 폐지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일단 재밌게 만들고 보자'는 '시청률 지상주의'의 폐해이자 인기 캐릭터에 집착해 도덕성 검증을 뒷전으로 미룬 제작진의 도덕적 해이"라고 말했다.

KBS는 정준영의 불법 촬영 혐의가 공개되자 지난 15일 출연자 관리를 철저하게 하지 못한 점 등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제작을 잠정 중단한 데 이어 차태현·김준호의 내기 골프 의혹까지 불거지자 "18일 중으로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새로운 발표는 없었다. 이에 시청자들 사이에선 "이번에도 제대로 된 조치를 내놓지 않고 여론 눈치를 보다가 다음 시즌으로 어물쩍 넘어가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본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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