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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기고] 출퇴근 지옥 해결할 `광역교통서비스`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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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대도시권 광역교통위원회가 오랜 진통 끝에 19일 출범한다. 광역교통위원회는 전체 인구의 80%가 거주하는 대도시권의 광역교통을 총괄 관리하는 기구이다. 출퇴근 교통난, 환승 불편, 도로 혼잡 등 광역교통 문제는 국민 민원의 대상이 된 지 오래이다. 수도권의 경우 하루 총광역통근자는 214만명에 달하고, 출퇴근에 3시간 이상 허비하는 통근자도 있으며, 안양과천축의 광역버스 혼잡도는 최대 200%에 이른다.

심각한 광역교통난은 국민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발생시킨다. 대도시권 인구 집중, 신도시 개발, 과도한 승용차 이용 등 변화에 대응해 선제적 교통시설 투자와 효과적 대중교통 정책이 시행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광역통근자의 통행거리와 시간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이용 수요와 서비스 공급 간 불일치에 따른 승차난이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교통은 단절 없는 흐름이 생명이다. 대도시권 통행 실태는 단일 생활권화가 된 지 오래인데 교통행정은 여전히 지자체별로 나뉘어 있어 여러 가지 비효율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용자 요구에 맞춰 교통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한 것이다. 수도권 지자체가 만든 조합 성격의 수도권교통본부만으로는 복잡한 광역교통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지자체 간 이해관계 조정권한 미비와 사업예산 부족으로 버스노선 개편, 교통시설 투자계획, 교통수요관리 등에서 실질적으로 국민이 체감할 만큼 성과를 내는 데 실패했다.

새로 출범하는 대도시권 광역교통위원회에 거는 국민의 기대는 매우 크고 절실하다. 광역교통위원회는 과거 기구와 다르게 광역교통에 대한 심의 의결뿐만 아니라 인력과 예산을 사용해 광역교통사업을 직접 계획하고 관리하는 집행 기능을 가지고 있다. 국민이 바라는 출퇴근 교통난 해소 등 광역교통 문제의 성공적 해결을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광역교통위원회가 추구해야 할 사회적 가치와 목표를 국민의 관점에서 설정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 안전하고 쾌적하며 빠르고 저렴한 광역교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주요 목표이다. 최근 국가적 재난이 된 미세먼지 발생 감축을 향한 친환경적 교통체계 구축 또한 중요한 목표이다. 교통서비스가 원활하게 제공되지 않는 사각지대를 없애고 국민 누구에게나 보편적 이동권을 보장하는 것도 광역교통위원회가 추구해야 할 핵심적 가치이다.

둘째, 광역교통위원회가 성공하려면 광역버스뿐만 아니라 광역철도도 업무 대상에 포함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광역교통위원회의 기능은 광역버스, 광역간선급행버스체계(BRT), 광역환승센터 등 버스교통만으로 제한돼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승용차 이용을 줄이고 출퇴근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광역급행철도 건설과 운영 업무도 포함돼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실효성 있는 기구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안정적 재원 조달 체계 확립과 효율적 사업관리를 위한 전문적 집행역량 확보가 필수 조건이다.

셋째, 광역교통은 단절 없는 통합된 교통체계를 지향해야 한다. 특히 지자체별로 관리되고 있는 교통시설, 수단, 정보, 요금 등을 하나로 통일해 이용자 중심의 통합교통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 대도시권 광역교통위원회는 최근 4차 산업혁명의 진전과 함께 자동화, 공유화, 전기화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공유교통, 자율주행 등 새로운 교통서비스 혁신도 앞장서 실현하도록 한다.

우리나라 대도시의 대중교통 체계는 세계적으로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광역적 교통서비스는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대도시권 광역교통위원회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국토교통부, 지자체, 예산부처, 그리고 국민의 참여와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대중교통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새로운 교통서비스 산업을 창출해 국민의 사랑을 듬뿍 받는 모범적인 광역교통행정기구가 되길 기대해본다.

[오재학 한국교통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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