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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이탈리아 "뉴질랜드 테러 모방·보복 범죄 우려…경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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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등 종교 시설물·이슬람 극단화 우려되는 교도소 등 보안 강화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가 50명의 목숨을 앗아간 뉴질랜드 테러를 모방하거나, 이에 보복하는 공격이 자국에서 일어날 가능성을 우려하며 경계 강화에 나섰다.

18일 일간 일메사제로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내무부는 뉴질랜드에서 테러가 발생한 다음 날인 지난 16일 대테러 전략분석위원회 특별 회의를 소집해 모방 범죄나 보복 테러를 막기 위한 지침을 발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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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로마의 경찰들 [EPA=연합뉴스]



이에 따라, 이탈리아 경찰은 전국의 성당을 비롯해 이슬람 신자들이 예배 장소인 모스크와 유대회 회당 등 종교 시설에 대한 경계를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한편, 이슬람 극단주의나 극우 극단주의에 물든 재소자들의 동향 파악을 위해 이들을 수용한 교도소에 대한 점검에 착수했다.

뉴질랜드에서는 지난 15일 호주 국적의 극우 청년인 브렌턴 태런트(28)가 남섬의 최대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사원 2곳에서 총기를 난사해 50명을 살육하는 테러가 일어나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이탈리아 당국은 특히 이슬람국가(IS) 등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들이 이슬람 사원을 겨냥한 이번 테러 공격에 보복하기 위해 성당과 교회 등 기독교 시설 등에 대한 맞대응을 선언한 만큼 가톨릭 본산인 이탈리아의 테러 위협이 높아질 소지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뉴질랜드 테러범인 태런트가 공격 당시 사용한 총기에 이탈리아 극우 청년 루카 트라이니(30)의 이름이 적혀 있었던 것도 이탈리아를 겨냥한 보복 공격의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라이니는 이탈리아 총선을 앞둔 작년 2월 중부 마체라타에서 아프리카 이민자들을 조준 사격해 6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현재 동부 안코나의 한 감옥에서 복역 중이다.

내무부는 뉴질랜드 테러범과 이탈리아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것으로 일단 파악됐다면서도, 계속해서 관련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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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 [ANSA통신]



한편, 뉴질랜드 테러가 이민자를 혐오하는 우파 극단주의자에 의해 저질러진 것으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16일 나폴리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현재 우려할 만한 유일한 극단주의는 이슬람 극단주의"라며 좌파와 우파 극단주의는 걱정할 게 없다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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