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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2030 열공하는 금융지주 회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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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김광수 NH농협금융그룹 회장은 최근 관리급 임직원에게 "베스트셀러 '90년생이 온다'를 필독하라"고 권했다. NH농협금융 부장들 책상에는 일제히 이 책이 놓여 있다. 김 회장이 주재할 '독후 토론'에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20대부터 30대 초반까지 포진한 1990년대생 젊은 층의 성향을 간단함, 재미있음, 솔직함 등 세 가지로 설명하고, 인사·조직과 소비·마케팅에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다루고 있다.

김 회장은 18일 매일경제신문과 통화하면서 "책을 읽어보니 20대도 실용적인 것을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기성세대와 다를 게 없고, 오히려 배울 점이 많다고 느꼈다"며 "직원들에게도 실질적인 업무 태도를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4월 취임하면서 "낡은 업무 관행이 있다면 전면적으로 혁신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처럼 2030세대가 주요 경제 활동 주체로 떠오르며 과거 보수적인 조직의 전형으로 여겨졌던 은행과 금융지주사에도 젊은 층을 이해하려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13일에는 농협금융 직원 11명을 '청년 이사'로 위촉했다.

신한금융그룹도 젊은 구성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직접 참석하는 '원(One) 신한 패널'을 올해부터 운영한다. 이달 중 1기가 발족할 예정이다. 분기별로 주요 계열사의 직무·직급별 직원 약 40명을 선발해 조 회장과 간담회를 진행한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말 '채움멘토단'을 도입했다. 20·30대 젊은 직원이 선배의 조언자로 활동하는 '리버스 멘토' 방식으로 운영되고, 그 결과를 경영진에게 전달한다. 이 밖에도 금융사들은 2030세대를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에 한창이다. 미래 고객인 이들이 간편 핀테크 서비스에 익숙해지면서 기존 금융서비스에 대한 충성도가 높지 않다는 점도 은행들엔 위기감으로 다가온다.

KB국민은행은 홍대거리에 문화공간 'KB락스타 청춘마루'를 열어 운영 중이고, KEB하나은행도 '영하나'를 활용해 맞춤 마케팅을 하고 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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