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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호주 극우 상원의원, ‘뉴질랜드 테러 망언’에 항의소년 ‘구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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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 후 날계란 던진 17세 소년 주먹으로 가격

‘의원직 박탈’ 청원 하루새 30만명 서명…의회, 징계 논의 합의

헤럴드경제

프레이저 애닝 호주 연방 상원의원이 16일(현지시간) 멜버른에서 기자회견 중 연설에 항의해 날계란을 던진 소년을 주먹으로 때리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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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프레이저 애닝 호주 연방 상원의원이 뉴질랜드 테러 참사에 망언을 하고, 여기에 항의하는 십대 소년에 주먹질까지 해 공분을 사고 있다.

시드니모닝헤럴드 등 호주 언론에 따르면 프레이저 애닝 의원(무소속)은 16일(현지시간) 멜버른에서 열린 극우 집회에서 뉴질랜드 모스크 총격 테러는 “무슬림 이민과 (이를 수용한) 이민 프로그램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는 요지의 연설을 했다.

이후 기자회견을 하던 중 인근에 서 있던 17세 소년이 날계란으로 그의 뒤통수를 쳤다.

격분한 애닝 의원은 소년의 뺨과 머리를 주먹으로 때렸다. 이어 주변의 애닝 의원 지지자들이 소년을 제압해 바닥에 눕혔다.

이같은 모습은 그대로 방송되며 국민적 분노를 일으켰다.

현지 언론 디오스트레일리안은 애닝 의원의 의원직을 박탈해야한다는 온라인 청원에 하루 만에 30만명 이상이 서명했다고 전했다.

소년은 일단 풀려났으나 경찰은 양측 모두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닝 의원은 정치권의 비난에도 망언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전날에도 트위터를 통해 “누가 무슬림 이민과 폭력 사이에 연관이 없다고 주장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보도자료를 내고 “뉴질랜드 참극의 진짜 원인은 애초에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을 수용한 이민 프로그램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스콧 모리슨 연방 총리는 “애닝 의원의 발언은 역겹다”면서 “그런 견해는 의회는 말할 것도 없고 호주 사회에 발붙일 곳이 없다”고 비판했다.

빌 쇼턴 노동당 대표는 “애닝 의원은 호주를 해외에서 보기에 안전하지 않은 나라로 만들면서 신문의 헤드라인만 좇고 있다”며 “이 바보에게 더 이상 산소를 공급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 정치권은 4월 의회가 열리면 애닝 의원 징계 문제를 논의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대처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술집을 경영했던 애닝 의원은 2016년 연방 총선에서 19표 밖에 얻지 못해 낙선했으나 이후 당선자가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운좋게 의원이 된 인물이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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