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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카드 수수료 부담 떠넘기기…대형마트와 2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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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떨어져 수수료 되레 내려야”

이마트·홈플러스 등 인상에 반발

카드사·현대차 협상은 일단락

14일 현대기아차와 신용카드사와 간 가맹점 수수료율 협상이 전격 타결됐다. 인상 수수료율이 현대가 제시한 조정안 범위 내에서 관철되면서 사실상 현대차의 판정승이라는 평가다. 협상 결과를 지켜본 유통업계 등 다른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카드 수수료 협상은 이로써 유통·통신 등과 제2라운드에 들어섰다.

이날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주요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은 지난달 초 각 카드사로부터 가맹점 수수료율 인상 통보를 받았다. 각 업체는 일제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카드업계와 현대차 협상 결과를 기다려온 유통 업계는 현대차와의 협상 결과에 안도하고 있다. 카드업체는 현대차에서 0.1%포인트 수준의 수수료 인상을 기대했지만 0.05%포인트 정도로 마무리됐다.

대형마트 1위 업체인 이마트는 현재 2%대 초반인 수수료율을 평균 0.14%포인트 올리겠다는 통보를 카드사로부터 받았다. 카드사는 3년마다 진행하는 적격비용(원가) 재산정에 따른 수수료율 조정 결과 이번에 연 매출이 500억원이 넘는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를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마케팅 비용이 늘고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해 요율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카드 업계 설명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수수료율 인상에 대한 명확한 인상 근거를 밝혀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며 “인상 폭은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카드사가 요구한 인상안을 적용하면 이마트는 연간 100억원 상당의 수수료를 추가 지출하게 된다. 평균 0.2%포인트 안팎의 인상 통보를 받은 홈플러스는 카드 수수료 인상으로 약 180억원의 추가 지출을 예상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수용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다”는 입장이다. 롯데백화점·마트 역시 각 카드사로부터 0.04∼0.26%포인트 수수료율을 올리겠다는 통보를 받았지만, 수용을 거부했다.

유통업계는 카드사가 인상 근거가 모호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대형 마트 관계자는 “카드사는 자금 조달 비용이 오르고 마케팅 비용이 늘었다고 하지만 최근 3년간 금리 하락으로 오히려 수수료 인하 요인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카드사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당국이 중소형 가맹점에 비해 마케팅 혜택을 받는 대형 가맹점에 수수료를 올려 받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원가에 적정이윤을 더해 적격수수료를 산정한다”며“원가를 공개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유통업종 특성상 현대차그룹만큼 강경한 입장을 취하기 어렵다는 점은 변수다. 소비자 불만과 이탈을 감수하면서 현대차처럼 가맹점 해지 카드를 제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결국 이르면 다음 주 중 협상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자동차는 구매 주기가 길지만 유통업체는 생활과 밀착돼 있다”며 “이동통신사만 해도 매달 자동이체가 일어나는 상황에서 카드사와 계약해지 하는 것은 유통업체도 부담이기 때문에 현대차와 같은 상황까지 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영선·염지현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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