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 노사가 9개월째 임단협 협상을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다. 분규가 길어진다면 르노삼성차의 수출물량 배정은 불가능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르노삼성 부산공장 전경. [사진 르노삼성자동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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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 노사는 이날 제20차 본협상을 이어갔다. 전날 사측이 기존 1인당 기본급 유지 보상금에 더해 임단협 타결을 통한 물량 확보 격려금 100만원 지급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확답을 주지 않았다. 사측은 ▶근무강도 개선을 위한 인력 충원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한 설비투자(10억원) ▶근무강도 개선위원회 활성화 ▶안전교육시간 개선과 중식시간 연장 등의 안도 제시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해 6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9개월간 지루한 협상을 이어왔다. 노조는 설립 이래 가장 많은 42차례, 160시간에 걸친 부분 파업을 벌였고, 1700억원 이상 생산차질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사측은 집계했다. 노조는 2015~2017년 SM6·QM6 등 신차를 출시하면서 3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어갔고, 이 과정에서 희생한 기본급 인상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8일 르노삼성차 노조가 민주노총, 금속노조과 공동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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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협상 타결이 늦어질수록 르노삼성차의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오는 9월로 예정된 닛산 로그 후속 물량 배정을 위해선 늦어도 이달 내에 협상이 타결돼야 한다.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제조·공급망관리부문 총괄부회장은 지난달 22일 부산공장을 찾아 노조와 간담회를 갖고 “노사 분규가 장기화하고 생산비용이 상승하면 닛산 로그 후속 물량 배정에서 경쟁력을 상실한다”며 8일까지 협상 마무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부회장(오른쪽)이 지난달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방문해 생산 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사진 르노삼성자동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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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올해 물량은 이미 추가로 받을 수 없는 상황이고, 내년 물량이라도 따 와야 하는데 분규가 길어지면 사실상 내수 물량 외엔 생산할 수 없게 된다”며 “이렇게 될 경우, 구조조정이나 인력감축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사 양측은 구조조정의 고통을 잘 알고 있다. 2011년 2000억원대 적자를 냈던 르노삼성차는 2년 동안 22%의 인력을 감축하고 생산성을 향상한 끝에 2013년 닛산 로그 물량을 배정받아 기사회생했다. 당시만 해도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일본 닛산 규슈공장보다 생산단가가 20%가량 낮았지만, 지금은 임금 인상과 환율 등의 영향으로 20%가량 높아졌다.
이러는 동안 르노삼성차의 국내 판매도 고꾸라졌다. 지난달 르노삼성차가 국내에서 판매한 자동차는 4923대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6.7%나 줄었다. 현대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1개 차종 판매량(5796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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