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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Talk쏘는 정치] "경찰, '별장 성접대 의혹' 증거 3만건 빠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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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의 강지영입니다. 2013년에 있었던 이른바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 기억하실 것입니다. 속옷 바람으로 여성과 노래를 부르는 남성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됐고, 그 남성이 김학의 당시 법무부 차관이라는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고 김학의 전 차관은 자진사퇴했습니다. 이후에도 부실 수사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결국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이 재조사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당시 경찰이 동영상과 사진 등 3만여건 확보하고도 이를 검찰에 넘기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이 사진과 동영상은 별장 성접대를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건설업자 윤중천 씨의 휴대전화와 컴퓨터에서 발견된 것인데요. 경찰은 사진 등을 복원해놓고도 검찰에 넘기지 않았고, 검찰 역시 송치를 요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관계자는 "확보한 증거 자료는 모두 검찰에 보냈으며 검찰의 수사 지휘를 받아 사건과 관련 없는 자료를 제외한 것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상한 점은 또 있습니다. 검찰이 윤중천 씨의 로비 내역이 적힌 수첩을 경찰에게서 제출받고도 사본도 남기지 않은 채 윤 씨에게 돌려줬다고 하는데요. 이 역시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이른바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에는 김학의 전 차관과 건설업자 윤중천 씨가 주요 인물로 등장합니다. 윤 씨는 당시 검찰 소환 조사에서 김학의 전 차관을 모른다고 부인했었습니다.

[윤중천/건설업자 (2013년 5월 9일) : (성접대 동영상이 나돌고 있던데 혹시…) 모르는 사실입니다. (영상에서 대기업 회장도 있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저는 잘 모릅니다. (김학의 전 차관과는 어떤 사이입니까?) … (한 말씀만 해주시고 가시죠.) 모르는 사람입니다.]

윤 씨도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는데요. 이 수사 역시 부실했다는 지적 많았습니다. 그리고 진상조사단이 지난 1월 윤 씨를 다시 소환해 조사를 벌였습니다. 2013년 사건을 조사했던 검찰이 윤 씨 휴대전화에서 김 전 차관의 차명폰 번호를 확보하고도 이를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당시 윤 씨의 핸드폰에 '학의형'이라고 저장돼 있었던 차명번호가 있었는데요, 김 전 차관의 지인이 경찰에 차명폰을 개통해줬다는 사실을 진술했는데도 검찰이 이를 조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건이 발생한지 5년만에 검찰 진상조사단이 재조사에 나섰지만 이 역시도 우여곡절 많았습니다. 여성단체들은 지난해 11월 진상조사단이 제대로 조사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는데요,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여성은 조사단이 수사 의지가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피해 여성/(지난해 11월 9일) : 지금 이 자리 역시 진실을 밝혀달라고 외치고 간절히, 간곡히 조사를 하였지만

과거사위원회는 형식적인 조사로 인해 저를 이 자리까지 나오게 하였습니다. 도대체 과거사 조사는 왜 하는 것인가요. 저에게 많은 기대를 하지 말라며 돌려보내는 검사님, '가재는 게 편'이라고 전 과거사 첫 조사를 받으면서 알았습니다.]

오늘(5일) 정의당은 이 사건에 대해 성을 매개로 한 관경유착이라며 사건이 일어났을때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입장을 밝히라고 주장했습니다.

[정호진/정의당 대변인 : (황교안 대표는) 김학의 전 차관과는 고등학교 1년 선배이자 사법연수원 1년 후배이기도 합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김학의 성접대 사건에 대해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믿는 국민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사건이 일어난지 무려 6년이 지났지만 박근혜 정권의 외압,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등이 끊이지 않았던 만큼 이번 재수사를 통해서 제대로 된 진실규명이 이뤄지기를 지켜보겠습니다.

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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