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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미 당국자 “이번에 북 핵·미사일 프로그램 ‘동결’ 기대” 첫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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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D-4



경향신문

2차 북·미 정상회담 실무협상 이틀째인 22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베트남 하노이의 한 레스토랑에서 식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하노이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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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핵화 전 중간 단계로 ‘영변 핵폐기+ 핵·미사일 동결’ 상정

우선순위로 ‘비핵화 정의·WMD 동결·로드맵 협력’ 3가지 꼽아

“2차 회담도 단독 회담·식사·확대 정상회담 등 순으로 진행될 것”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위한 실무협상이 시작된 가운데 미국 정부의 고위 당국자가 우선순위 중 하나로 핵·미사일 동결을 제시했다. 실무협상에서 주요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결과가 주목된다. 그는 2차 정상회담은 지난해 싱가포르 1차 회담과 비슷한 형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영변 외 ‘+α’가 ICBM 동결?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21일(현지시간) 전화 브리핑을 통해 2차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기대하는 사항으로 비핵화에 대한 공유된 이해 증진,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 프로그램의 동결, 비핵화 로드맵 협력을 거론됐다.

이 당국자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달 스탠퍼드대 연설에서 제시한 우선순위 일부로 관심을 돌리고 싶다”면서 이 세 가지를 우선순위로 꼽았다. 이날 브리핑은 하노이에서 비건 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의 첫 실무협상이 끝난 뒤 이뤄졌다. 세 가지 우선순위들은 실무협상의 주요 의제로 다뤄지고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비건 대표는 당시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영변을 뛰어넘는 북한 플루토늄·우라늄 농축 시설 폐기→핵 관련 포괄적 신고 및 해외 전문가 사찰·검증→핵 물질과 무기, 미사일, 발사대 등 다른 WMD 제거 및 파괴’를 비핵화 로드맵으로 제시했다.

비핵화 대상을 어디까지 할 것인지에 대한 개념 정리나, 비핵화와 상응조치 순서를 정하는 로드맵 마련은 만만치 않은 과정이다. 특히 미국 정부 당국자가 핵·미사일 프로그램 동결을 회담 목표라고 구체적으로 처음 언급한 점이 주목된다. 최종 목표는 완전한 비핵화이지만 그 중간 단계로 핵·미사일 동결을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조치와 관련, 영변 핵시설에 대한 검증 가능한 폐기 ‘+α’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α’가 모든 핵 프로그램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의 동결에 맞춰졌을 수 있다. ICBM 동결 합의가 이뤄진다면 미국 정부는 본토에 대한 안보 위협이 사실상 해소됐다고 부각시킬 수 있다.

비건 대표의 외부 조언그룹 중 하나로 알려진 카네기팀은 ‘북·미 협상의 핵심 이슈’라는 보고서에서 미사일 능력을 포함한 모든 핵프로그램의 ‘포괄적이고 검증가능한 봉인(CVC)’을 중간 목표로 설정하자고 제안했다.



경향신문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맨 아래)가 22일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가운데) 등 일행과 함께 베트남 하노이 영빈관을 나서고 있다. 하노이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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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계적 아닌 신속하고 큰 걸음으로”

그는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 제재 완화는 없다는 입장이 바뀌었느냐는 질문에는 “밝은 미래의 긍정적 비전이 모두 실현되도록 허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최종적이고 완전한 비핵화”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어떤 시점에서는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하고, 우리는 그들이 그렇게 하도록 모든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임을 인식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 당국자는 비건 대표가 지난달 연설에서 ‘동시적·병행적 조치’를 언급했다는 지적에 “그는 단계적 진행을 이야기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점진적 조치를 기대하는 게 아니다. 신속하고 아주 큰 걸음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전향적인 비핵화 조치를 내놓으라는 주문으로 읽힌다. 이 당국자는 북한 핵포기 회의론을 두고 “북한이 비핵화 선택을 했는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완전히 비핵화할 것이라는 가능성 때문에 협상을 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에 우선순위를 두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주한미군 철수 문제에 대해서는 “의제가 아니며 실무협상에서도 전혀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 일정은 당일치기? 만찬으로 시작?

다른 정부 당국자는 2차 정상회담 진행 방식을 두고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 본 것과 비슷할 것”이라면서 “(정상들이 일대일로 만나는) 단독 회담, 식사, (대표단이 배석하는) 확대 정상회담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일치기였던 1차 정상회담은 두 정상의 환담, 단독 정상회담, 확대 정상회담, 업무 오찬, 산책, 공동성명 서명식 순서로 진행됐다.

2차 회담에서 양 정상 간 실질적 만남은 회담 둘째 날인 28일 하루가 될 것으로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정상회담이 이틀 일정으로 예고된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김 위원장을 이틀간 만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첫날 환담이나 만찬 등 형식으로 만날 수도 있다.

워싱턴 | 박영환 특파원 yh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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