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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르노삼성차 우려했던 佛 본사 부회장 방한…노조는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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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한 모조스 부회장 “노사가 힘 모을 시점”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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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현장의 주요 사항들을 점검 중인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부회장(가운데). [사진 르노삼성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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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본사 제조·공급망관리부문 총괄 부회장이 21일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을 방문했다. 약 10시간 동안 부산공장에 체류하면서 임금및단체협상(임단협)의 조속한 해결을 당부했다. 그는 지난 1일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현장 근로자에게 약 3분 분량의 영상 메시지를 발송해 최장시간 파업에 이례적 댱부 메시지를 발송했던 인물이다. ▶중앙일보 8일자 종합 3면

방한한 모조스 부회장은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조립·차체·도장·파워트레인 등 공정별 현장 책임자·중간관리자와 다섯 차례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모조스 부회장은 2018년 임단협 교섭 지연과 부분파업이 회사에 미치는 상황을 설명하고 현장 근로자의 요구를 경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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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공장의 현장 책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 중인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부회장(가운데). [사진 르노삼성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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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에서 모조스 부회장은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세계 자동차 시장이 가장 힘든 상황”이라며 “수출 물량 확보가 생존과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부산공장의 시간당 생산비용은 르노그룹 산하 공장 중 최고 수준”이라며 “생산비용이 더 상승한다면 미래차종·신규물량 배정 경쟁에서 부산공장은 경쟁력 상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르노삼성차 사측이 지급한 임금성 지출 총액을 부산공장 근로자수로 나눠서 평균연봉을 계산하면 2017년 부산공장 생산직 근로자 1인에게 지급한 금액은 평균 7800만원이다. 아직 지난해 임단협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여기서 고정급을 인상하면 지난해 생산직 근로자의 평균 최저 소득은 8000만원을 넘게 된다(임단협 이후 연봉 소급액을 고려한 금액). ▶중앙일보 12일자 종합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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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부회장(오른쪽)이 21일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방문했다. [사진 르노삼성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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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르노그룹 산하 스페인 바야돌리드공장을 모범사례로 제시하기도 했다. 2002년 29만대 가량 생산했던 바야돌리드공장은 2005년부터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2009년 유럽경제위기가 맞물리면서 1300명을 구조조정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다. 모조스 부회장은 “당시 바야돌리드공장 직원도 파업에 돌입했지만 달라진 게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바야돌리드공장은 요즘 르노그룹 산하 공장에서 가장 생산성이 우수한 공장으로 거듭났다. 2017년 생산물량(25만대)의 92%를 수출하기도 했다. “2009년부터 3년간 임금동결을 하는 등 노사가 한 발씩 양보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것이 모조스 부회장의 분석이다.

최장 시간 파업 중인 노조, 오늘 부분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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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윤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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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조스 부회장이 굳이 한국을 방문한 건 르노삼성차 노사가 2018년 임단협에서 협상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해 6월 첫 상견례를 진행한 이후 임금 및 단체협상을 진행했지만 8개월째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올해 임단협은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의 명운을 쥐고 있다.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닛산자동차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 수탁 생산 계약이 오는 9월 끝나기 때문이다. 로그 생산량(10만7245대)은 르노삼성 부산공장 총생산(22만7577대)의 절반(47.1%)을 차지한다. 후속 물량 배정을 못 받으면 부산공장 절반이 가동을 멈출 수 있다는 뜻이다. 로그 후속 물량이 모두 빠진다고 가정할 경우, 이론적으로 부산공장은 약 900명의 인력 감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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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윤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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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르노삼성차 노사는 21일 2018년 임단협 제16차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22일에도 부분파업에 돌입한다. 주간조·야간조가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한다. 이렇게 되면 르노삼성차 노조는 2018년 임단협 협상에 돌입한 이후 총 38차례 144시간 파업하게 된다. 이는 르노삼성차 기업노조가 설립한 2011년 이래 최장 시간 파업이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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