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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과학을읽다]알바트로스 비행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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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알바트로스의 효율적인 비행의 비밀은 다른 새들보다 긴 날개와 바람계단을 타는 감각에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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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알바트로스(신천옹, Phoebastria albatrus)는 어떤 새보다 더 멀리, 더 오래 나는 새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위성으로 추적해본 결과, 알바트로스 한 마리는 하루에 500마일(약 805㎞) 정도를 날아갈 수 있다고 합니다. 어떤 알바트로스는 두 달도 안된 기간동안 지구를 일주하고, 날개를 퍼덕이지 않는 활공만으로 6일을 비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비행에 익숙해진 어린 알바트로스는 여행을 떠나는데 번식할 준비가 될 때까지 육지에 착륙하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그 기간이 10년에 이르는 알바트로스도 있다고 합니다. 알바트로스의 평균수명은 40~50년 정도이지만 오래 사는 것은 80년 이상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철들어 짝을 찾기까지 10여년간은 땅을 밟지 않는 것이지요.


알바트로스가 이토록 오래 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과학자들은 크고 강한 날개와 바람을 이용하는 능력에 있다고 합니다. 학계에 보고된 가장 큰 날개를 가진 알바트로스의 경우 양 날개를 편 길이가 11피트(약 3.4m)에 달한다고 합니다.


알바트로스가 비행할 때는 날개를 퍼덕이지 않고 상승 온난 기류를 타고 활공합니다. 날개를 퍼덕이는 유일한 때가 바다에서 먹이를 잡은 후 이륙할 때입니다. 이 때가 강력한 날개의 힘을 이용하는 가장 역동적인 순간이라고 합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엔지니어들이 지난 2017년 시뮬레이션 모델을 통해 알바트로스의 비행 패턴을 밝힌 바 있습니다.


연구팀은 엔진이 없는 글라이더들이 활공 중에 하강을 하거나 다시 상승하는 동력을 얻는 식으로 바람을 이용하는데 알바트로스의 비행에서도 이런 현상을 발견합니다. 알바트로스가 바람이 높은 곳에서는 빠르게 올라가고, 바다의 표면 근처에서는 천천히 진행되는 불균형을 잘 이용한다는 말입니다.


영국의 물리학자 레이리 경은 알바트로스가 높은 풍속과 저기압층을 번갈아가며 활공하게 위해서는 180도의 반원형으로 비행한다고 예측했고, 과학계는 이 이론이 가장 타당한 것으로 지지해왔습니다.


그러나 MIT 연구팀은 기존의 이런 이론과 상반되는 주장을 내놨습니다. 알바트로스가 넓은 반원을 그리며 비행하는 것보다는 바람 층 사이를 뛰어 오르는 방식으로 더 효율적으로 날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느린 바람의 층과 빠른 바람의 층 사이를 오가며 오래도록 비행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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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를 저공비행 중인 알바트로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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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한 번의 교차점에서 가장 빠른 속도는 직진을 하거나 역풍을 건너는 방식으로 얻어지는데 이는 반바퀴 만으로 일어나는 일"이라면서 "그러나 회전하는 동안에는 드래그로 인한 속도 손실이 있는 만큼 이익과 손실을 비율을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현실 세계에서 확인하기 위해 알바트로스를 촬영한 실제 GPS 기록과 예측치를 살펴봤습니다. 그 결과 새들의 비행은 평균 60도 정도 회전하는데 그쳤습니다. 이전의 상식이었던 180도보다는 훨씬 적은 회전만으로 바람층을 오르내리며 비행하는 것이지요.


연구팀은 바람층의 두께가 얇을수록 알바트로스가 높이 날기위한 바람이 덜 필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느린 바람층과 빠른 바람층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공기 속에 머무르기 위해 알바트로스가 소비해야 하는 에너지가 적다는 주장입니다. 결국 알바트로스는 느리고 빠른 바람의 두께가 얇은 층을 잘 찾아내서 비행한다는 의미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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