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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매그나칩반도체 인수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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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시장 '긍정적'...재무부담, 인수 구조 관심

[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비메모리 반도체 회사 매그나칩반도체가 인수합병(M&A) 시장 매물로 나왔다. 매그나칩은 SK하이닉스가 하이닉스반도체 시절 경영난으로 매각한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부문이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해 굵직한 기업들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시장에선 매그나칩의 기업가치에 대해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매그나칩반도체는 회사를 매각하기로 하고 외국계 증권사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했다. 현재 인수후보자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아 매각 계획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그나칩은 SK하이닉스(하이닉스반도체)의 시스템 반도체 부문 사업부였다. 하이닉스가 2004년 경영난으로 인해 씨티벤처캐피털에 약 1조원에 매각했다. 현재 매그나칩 주요 주주는 브리드게이드캐피털 10.51%, 오크트리캐피털 9.42%, 에버모어글로벌어드바이저 9.39%, 루브릭캐피털 8.70%, 얼라이언스번스타인 7.82% 등 기관투자가 지분 79.23%에 기타 주주 20.77%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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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 천달러) 매그나칩 대주주가 매물로 내놓은 것은 파운드리 사업(Fab4) 전망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매그나칩의 매출 43%를 차지했던 파운드리 사업부문 전망이 어둡다는 주장이다. 2018년 매그나칩의 파운드리 사업부문 매출은 2017년과 비교해 7% 감소했다. 수요가 둔화하면서 재고 축소 영향으로 올해에도 감소가 지속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파운드리는 퀄컴ㆍ엔비디아ㆍ미디어텍 등 ‘팹리스(Fablessㆍ반도체 설계업체)’로부터 설계 도면을 받아 반도체 양산을 책임지는 산업이다. 국내에선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와 SK하이닉스시스템IC, DB하이텍 등이 주요 업체다.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사업부문은 글로벌 성장세로 접어들었지만 매그나칩의 경우 고객 수요가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라면서 “현재 상태라면 설비 가동률 하락 영향으로 2019년 매그나칩의 매출총이익률은 20% 수준으로 머물 것”이라고 판단했다. 2018년 기준 매그나의 매출총이익률은 26.4%다. 파운드리 사업부 수익은 3억2530만달러로 조정기준 7.2% 하락했다.

긍정적인 부문은 오히려 반도체 사업부문이다. 매그나칩의 매출 57%를 차지한 디스플레이 및 파워솔루션 사업 매출은 2018년 29%의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도 신규 디자인 윈(Design win)과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토대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무디스는 매그나칩의 실적 둔화 전망을 놓고 올해 조정기준 EBITDA 대비 차입금 비율로 측정된 재무 레버리지 비율이 약 6.3배로 뛰어오를 것으로 판단했다. 매그나칩의 2018년 레버리지 비율은 약 3.8배다. 매그나칩의 2021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선순위 채권과 교환사채 규모는 약 3억달러에 이른다. 매그나칩은 2018년 말 기준 1억3200만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무디스 기준 매그나칩의 신용등급은 B2 부정적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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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 천달러) 이에 따라 인수후보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굵직한 기업들이 거론되고 있다. 매그나칩의 부족한 고객 수요를 확보하고 차입금 배율을 짊어질 수 있는 체력이 필요하다는 해석에서다. 매그나칩의 2018년 총 매출액은 7억590만달러다.

현재 SK하이닉스는 2017년 파운드리 사업부인 SK하이닉스시스템IC를 설립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파운드리 업계 2위에 오른 가운데 올해 시장 입지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장 1위인 대만 TSMC가 잇따른 공정상의 악재로 생산능력(CAPA)에 차질을 빚으면서 삼성전자가 미세공정 경쟁에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들이 키우는 파운드리 시장의 자체 전망은 긍정적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전체 반도체 산업은 4% 수준의 점진적인 성장이 예측됐다. 그중 가장 도드라진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는 파운드리 산업이다. 파운드리 성장률은 전체 시장의 성장률을 웃도는 7.4% 수준일 것으로 IHS마킷은 내다봤다.

2010년 이후 전체 반도체 시장이 연평균 2.1%, 메모리 반도체는 1.6% 성장하는 데 그쳤다. 반면 파운드리시장은 11.4%의 고성장을 구가했다.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파운드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9.5%에서 2018년 15.9%로 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매그나칩의 사업부 전체 인수까지 성사될 수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매그나칩의 파운드리 사업부만 따로 내놓고 거래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매그나칩의 파운드리생산시설 부문은 약 3억달러 수준으로 평가됐다.

장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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