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미‧중 무역 협상 기대‧브렉시트 우려 등 보합

온스당 1347.90달러…장 마감 후 1342.50달러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금 선물가격이 20일(현지시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 등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중국의 금 수요 증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순조로울 것이라는 기대감 등에 소폭 올랐다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사록 내용에 따라 장 마감 후 하락하면서 보합세를 보였다.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4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에 비해 0.2%(3.1달러) 오른 온스당 1347.9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연준 의사록 발표 후 전자 거래에서는 온스당 1342.50달러로 하락했다.

금값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 의원 3명이 강경한 브렉시트 방안에 반발하면서 탈당을 선언하는 등 영국 정권 분열 가능성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중국 금 수요 증가, 미‧중 무역 협상 기대감, 소수 연준위원들의 금리 인상 가능성 시사 등이 이끌었다.

영국은 유럽연합(EU)를 탈퇴하기 위해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달 26일까지 영국 정부가 EU와 브렉시트 합의안을 수정할 수 있지만, 영국이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EU를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애나 서브리, 하이디 앨런, 세라 울러스턴 영국 보수당 의원은 “메이 정권과 EU의 끔찍한 합의나 아예 합의가 없는 탈퇴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을 거부한다”면서 탈당했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연기나 국민투표 재실시를 요구하는 당내 EU 잔류파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메이 총리는 다음 주 중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승인 투표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에서 금 수요는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최근 2019년 1월말 금 보유량은 5994만온스로 전월보다 38만온스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약 783억1900만달러에 이른다. 세계금협회(WGC)는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사들인 금의 양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타결되면 중국 등 신흥국에 호재로 작용해 금 수요 역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시장 애널리스트는 “금은 안전자산이지만 신흥 시장에 대한 노출이 매우 크다”면서 “최근 세계 금 수요의 절반은 신흥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발표된 연준 의사록에 따르면 ‘몇몇’ 위원들은 물가가 예상 이상으로 급등할 때만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고, 일부 위원들은 경제 성장이 예상에 부합할 때에만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연준위원들의 의견이 다소 나뉘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요 6개국 통화와 견준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 인덱스는 이날 전날에 비해 0.17% 상승한 96.37를 기록했다. 금은 달러화로 거래되므로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금의 상대적인 가격 매력이 높아져 수요가 증가하고, 값이 오를 수 있다.

시장 투자자들은 장기적으로 금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신흥 시장 경제 전망이 나아지고 지역 통화가 달러에 비해 강세를 나타낸다면 금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면서 이는 특히 중국에 해당하는 이야기“라고 분석했다.

금의 자매금속이자 산업용 금속이며 안전자산인 은 3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에 비해 1.42% 오른 온스당 15.95달러, 구리 3월 인도분은 전날 대비 1.6% 상승한 파운드당 2.92달러로 각각 장을 끝냈다.

산업용 금속인 백금 4월 인도분은 1.6% 오른 온스당 834.20달러로, 휘발유엔진 차량 배기가스 정화장치 촉매제로 쓰이는 팔라듐 3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0.6% 상승한 온스당 1462.10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황진중 기자

-Copyright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