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이용해 조성길 잡으려다 실패
조성길 한국행 권했던 태영호
“이젠 한국 오란 말 못하겠다”
조성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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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조씨의 망명 과정은 단계적으로 진행됐다. 우선 귀임 통보를 받은 조씨가 지난해 11월 초 대사관에서 이탈하고, 며칠 뒤 부인 이광순씨와 합류했다. 이후 조씨 부부는 미국 망명을 타진했다. 이를 알아차린 북한 당국이 현지에 추격조를 파견해 조씨 부부의 신병 확보에 나섰다. 대사관에 머물던 조씨 딸은 대사관 직원의 감시 속에 탈출에 실패했고, 평양에서 파견된 추격조에 인계됐다. 추격조는 딸을 이용해 조씨 부부를 유인하려 했지만 조씨가 나타나지 않자 평양으로 함께 귀국했다고 한다. 조씨는 이후 미국행이 여의치 않자 12월 초 이탈리아 당국에 신변안전 보호 조치를 요청한 뒤 서방에 망명했다.
이와 관련,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20일 국내외 언론에 “지난 한 달 동안 다양한 경로로 해당 사실을 최종 확인했다”며 “고등학생으로 추정되는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이 이미 지난해 11월 북한으로 압송됐다는 소식을 지인을 통해 들었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북한에서는 (탈북민이) 한국으로 오면 혁명의 배신자·변절자라면서 가족들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미국이나 유럽으로 가서 조용히 살면 처벌 수위를 낮춘다”며 “조성길에게 한국으로 오라고 더는 공개적으로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태 전 공사는 올해 초 조씨의 망명 소식이 알려지자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한국행을 독려했고, ‘북한 외교관 조성길 가족 한국행 지지 시민연대’를 결성해 기자회견을 하는 등 한국 정부의 역할을 주문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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