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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故라거펠트 "명성은 관심없어…오직 룩(look)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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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시크함만을 추구…항상 자신에 만족 안해"

특정인 얼굴평가 발언으로 빈축 사기도

뉴스1

칼 라거펠트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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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난 내 이름에 사로잡혀 있지 않다. 나는 룩(look·스타일)에 사로잡혀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췌장암으로 세상을 뜬 패션계 거장 칼 라거펠트는 생전 뛰어난 패션 디자인 실력뿐 아니라 톡톡튀는 이색 발언으로 상당한 이목을 끌었다. 그는 재치있는 입담으로 자신의 패션 철학을 명료하게 정의했지만, 논란의 여지가 있는 발언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AP통신은 라거펠트가 지난 2006년부터 2018년까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 중 가장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만한 것들을 모아 어록을 만들었다.

라거펠트는 자신을 명성에 집착하지 않고 오직 패션에만 몰두하는 인물로 묘사했다. 2006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나는 내 이름에 사로잡혀있지 않다"면서 "나는 룩(look·스타일)에 사로잡혀 있다"고 밝혔다.

그가 가장 최근에 한 발언은 지난해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이미지 구축 방식에 대해 설명한 것이었다.

라거펠트는 여기서 "나는 얄팍한(superficial) 인상을 주고 싶다"면서 "진지하게 보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때때로 진지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는 보여주지 않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오로지 '시크함'(chic·세련됨)만을 추구한다는 패션 철학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라거펠트는 2012년 네타포르테와의 인터뷰에서 "시크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넝마 같은 옷을 입었는데도 시크한 농부도 있고, 가장 비싼 옷을 입었는데도 시크하지 않은 부자 여성도 있다"고 말했다.

완벽주의적인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11년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절대로 나 자신에게 만족하지 않는다"면서 완벽주의를 추구한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항상 나 자신이 게으르다고 생각하며, 더 잘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논란이 된 발언도 적지 않았다. 특정 유명인을 겨냥해 외모를 평가하는 발언으로 빈축을 산 적도 있다.

그는 2012년 더선과의 인터뷰에서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에 대해 "좋은 실루엣을 가지고 있으며 그 남자(윌리엄 왕세손)에 어울린다. 난 그런 로맨틱한 아름다움을 가진 여자가 좋다"면서도 미들턴 왕세손빈의 동생인 피파 미들턴에 대해선 "얼굴이 맘에 안 든다. 등만 보여야 한다"고 언급했었다.

뉴욕매거진 인터뷰에선 자신의 식습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고기를 먹을 땐 (동물이) 살아있을 당시 모습이 더 이상 남지 않는 것만 먹는다"면서 "그래서 고기는 햄버거만 먹을 수 있으며, 스테이크 집에는 별로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인터뷰에서는 자신의 얼굴을 스스로 촬영하는 것을 뜻하는 '셀피'(셀카)를 찍지 않는다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이 밖에도 라거펠트는 몸에 문신을 하는 행위에 혐오감을 드러내기도 하는 등 자신의 호불호에 대해 거리낌 없이 표현하는 인물이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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