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컬러의 슈트와 검정 선글라스, 뒤로 묶은 흰 머리, 그리고 손가락 장갑차림은 생전의 칼 라거펠트가 즐겼던 트레이드 마크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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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패션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로 꼽히는 칼 라거펠트는 지금까지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샤넬’과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펜디(의상 파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약했다. 마침 파리와 밀라노 패션위크가 막 시작된 때라 두 개의 쇼를 불과 며칠 앞두고 벌어진 그의 죽음은 전 세계 패션 업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지난달 22일 파리에서 열린 샤넬 오트 쿠튀르 쇼가 열렸을 때 맨 마지막 디자이너 무대인사 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그의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지만, 오는 목요일 있을 이탈리아 밀라노 패션위크 중 펜디 2019 FW 쇼를 준비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더욱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2015년 샤넬 SS 컬렉션에 게스트로 초대된 지드래곤과 칼 라거펠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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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년부터 시작된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펜디'와 칼 라거펠트의 인연은 깊다. 그는 펜디에서 여성복을 디자인했다. 사진 왼쪽은 펜디 가문의 딸로서 남성복과 가방 등의 액세서리 디자인을 맡고 있는 실비아 벤추리니 펜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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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라거펠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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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라거펠트가 선보인 샤넬 의상. 럭셔리 브랜드 패션쇼에 싸구려 비닐 소재를 이용한 긴 부츠와 장갑, 속이 다 보이는 가방을 등장시켜 사람들을 놀래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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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라거펠트가 파리에 처음 입성했을 당시의 젊은 모습. [사진 livejourna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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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라거펠트와 그의 애완묘 슈페트. [사진 뉴욕 매거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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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거펠트는 휴가도 잘 안가는 일 중독자로도 유명했다. 또 엄청난 독서광으로도 유명한데, 92년 그의 집을 방문했던 한 업계 관계자는 그가 4개국에 7개의 집을 소유하고 있으며, 각각의 집은 박물관급 앤티크 가구와 아트 작품들로 장식됐고, 25만여권의 책이 소장돼 있다고 전했다.
버마산 애완묘 ‘슈페트(shupette)’로도 화제가 됐다. 루이비통 캐리어와 은식기를 사용하고 전속 하녀 두 명과 운전기사, 주치의를 거느린 이 고양이를 두고 라거펠트는 “나의 집에서 나는 별로 중요한 사람이 아니다”라며 “슈페트는 늘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존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2015년 동대문 DDP에서 한복을 주제로 샤넬 크루즈 쇼를 열었던 칼 라거펠트. 자신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였던 한국인 모델 슈쥬와 함께 무대를 걷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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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DDP에서 열렸던 샤넬 크루즈쇼. 칼 라거펠트는 색동저고리, 조각보 등 한복에서 영감을 얻은 옷들을 선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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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사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가 15일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으로 향하고 있다. 이 날 김정숙 여사가 마크롱 여사와의 만남에서 입은 자켓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브랜드 샤넬이 한국에서 개최했던 2015/16 크루즈 컬렉션 무대에 소개되었던 작품이다. 샤넬을 대표하는 트위드 자켓은 검정색 배경에 '한국', '서울', '코코', '샤넬', '마드모아젤' 등의 한글을 흰 색으로 직조한 특별한 원단의 의상이다. 칼 라거펠트는 특히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글자“라며 그 조형미를 극찬한 바 있다. [사진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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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대림미술관에서 열렸던 '칼 라거펠트 사진전'. [사진 대림미술관] |
2011년 대림미술관에서 열렸던 '칼 라거펠트 사진전'. [사진 대림미술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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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이 당신한테 어울리는지 고민하기 전에 당신이 그 옷에 어울리는 사람인지 먼저 고민하라.”
“나는 살아 있는 상표다. 내 이름은 라벨펠트(LABELFELD). 라거펠트가 아니다.”
“샤넬을 숭배해 마지않는다. 그러나 나는 샤넬이 아니다.”
“샤넬의 이상은 품위 있는 여성이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품위’가 지루함으로 여겨지게 된 때가 온 것이다. 나는 그 지루함과 싸우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과거에 연연하지 않은 오늘날에 어울리는 재미있는 샤넬의 이미지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과거는 그저 이상일 뿐이다. 과거를 현실로 받아들이는 순간, 당신은 죽게 된다.”
“내가 해야 할 일-지난 일을 되돌아보지 않는 것. 내가 하는 일-이미 한 일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 내가 한 일-무엇을 했는가 잊는 것. 이미 끝난 일은 끝이다.”
“패션이란 음악 같은 것이다. 수많은 음표가 있는…. 이 음표로 우리들 각자가 자기만의 선율을 만들어야 한다.”
“다이어트란 당신이 잃어야 이기는 유일한 게임이다.”
“책은 중독성 강한 마약과 같다. 과다복용의 위험성이 전혀 없는 마약.”
“독서는 내 인생에서 가장 럭셔리한 것.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인생의 럭셔리.”
“단지 알고 싶어서 읽는다.”
“쇼펜하우어가 말했다. 책을 살 때마다 그 책을 읽을 시간 또한 사는 거라고.”
“산더미처럼 책을 쌓아놓고, 그 속에서 책과 함께 하는 기쁨은 나를 언제나 편안하게 한다.”
“내가 책을 사들이는 건 불치병과도 같다. 영원히 낫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신의 방에 책이 없다면, 그 공간은 죽은 것과 다름 없다.”
“내가 사진을 좋아하는 이유? 다시는 되풀이 될 수 없는 유일한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 한 번 가버리면 결코 되돌릴 수 없는.”
“나는 휴가가 싫다. 그건 항상 같은 장소에서 같은 일만 죽어라 하는 사람들에게나 필요한 것이다. 나? 나는 밀라노와 파리, 뉴욕을 종횡무진 한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내 주도로 하루 20시간씩 일한다.”
“자기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삶을 살라. 그것이야말로 궁극적인 럭셔리다.”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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