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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변동금리 >고정금리'…금리 역전에 고정금리 대출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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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옥의 금융산책]

고정금리 대출 35.2%로 1년새 6%p ↑

경기 불확실성 속 장단기 금리차 축소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 이자율 높아져

은행 따라 0.5%p까지 낮은 경우도 있어

중앙일보

한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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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금리냐. 변동금리냐.

은행 대출을 받아야 하는 이들의 해묵은 고민이다. 일반적으로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았던 탓에 소비자들은 변동금리를 선호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역전 현상이 나타나면서다. 뒤집힌 금리에 지난해 고정금리 대출 비중도 쑥 늘어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신규취급액 기준)의 고정금리 비중은 35.2%였다. 1년만에 6.3%포인트나 늘어났다.

고정금리 비중이 늘어난 것은 은행권 가계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역전 폭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변동금리와 고정금리(혼합금리형)를 비교한 결과 은행에 따라 그 격차가 최대 0.5%포인트까지 벌어진 곳도 있었다. 은행권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ㆍ자금조달비용지수) 1월 변동분을 반영한 수치다.

이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대출금리는 연 3.38~4.88%로 고정혼합형(연 2.81~4.31%)와 차이가 크다. 신한은행의 경우 코픽스 연동 대출금리(잔액기준)은 연 3.31~4.66%지만 고정혼합형은 연 3.09~4.20%다.

우리은행도 고정혼합형 금리는 연 3.04~4.0%지만 코픽스 연동 대출금리(잔액기준)는 연 3.41~4.41%다. KEB하나은행은 격차가 크지 않았다. 코픽스 연동 대출금리는 연 2.984~4.184%, 고정혼합형 금리는 연 3.053~4.253%다.

일반적으로 고정금리 상품은 변동금리보다 대출 초기에 금리가 높게 책정된다. 3~5년 사이 한국은행 기준금리나 시장금리가 올라가더라도 금리를 올리지 못하는 위험 비용을 반영해야 하는 만큼 변동금리 상품보다 금리가 높다.

하지만 경기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장단기 금리 격차가 줄어들고 코픽스 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1월 코픽스 금리(잔액기준)는 전달보다 0.02% 포인트 오른 2.01%로 3년5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고정금리 기준으로 쓰이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18일 2.052%를 기록했다. 이런 요인으로 인해 변동금리 이자율이 고정금리보다 높아진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며 장기 금리 하락 가능성이 있는 데다 금융당국의 예대율 규제 강화에 대비해 수신 금리가 올라가며 코픽스 금리의 상승 요인이 있는 만큼 당분간 고정금리 대출 이자율이 변동금리 상품보다 낮은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변동금리보다는 고정금리 대출을 받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정금리가 변동금리 보다 낮은 수준에서 머물면서 금융위원회가 7월부터 도입할 예정인 신(新) 코픽스 도입 효과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는 소비자의 금리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를 산출할 때 요구불 예금 등을 포함하도록 했다. 그렇게 되면 현재보다 이자율이 0.27%포인트 낮아져 최소 1000억원 가량의 금리 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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