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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지지고 볶고 살았던 집안사… 상처 들춰 놀리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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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사, 기자회견서 검찰·언론 비판

조선일보

이재명〈사진〉 경기지사가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친형 이재선(2017년 작고)씨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해 "아무리 정치이고, 잔인한 판이라고 해도 죽은 형님과 살아 있는 동생을 한 우리에 집어넣고 이전투구를 시킨 다음에 구경하고 놀리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검찰의 기소 내용과 언론 보도를 두루 비판했다.

이 지사는 18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관련 기자회견에서 "여러분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으니 다른 질문도 좋다"며 질문을 자청해 20여분 동안 심경을 토로했다. 이 지사가 검찰의 기소 이후 소셜미디어에서 가끔 입장을 밝혔으나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 발언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이 지사는 "(2012년 당시) 형님이 정신질환으로 공무원을 협박하고, 어머니를 때리고, 백화점에서 난동을 부리는 등 해악을 끼치니까 정신보건법의 절차에 따른 진단·치료 제도를 검토했던 것"이라고 주장하며 "방치하지 않고 진단과 치료를 시도한 것이 부도덕한 행위이고 불법이냐"고 반문했다. 이 지사는 또 "나는 험하고 더러운 환경에서 살아 많이 망가졌고, 가족이 많아서 지지고 볶고 싸웠지만 나쁜 짓은 하지 않았다. 상처도 많지만 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형님이 2002년에 이미 정신과 약을 먹었다는 것이 핵심인데, 검찰은 2012년에 왜 멀쩡한 사람을 입원시켰느냐고 한다"며 기소 내용을 비판했다. 또 "시장이 불법행위를 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보건소장, 팀장들을 불러서 회의하고 공문으로 지시하겠느냐"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언론 보도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그는 "나에게 불리한 얘기가 나오면 없는 것까지 마구 만들어 보도하고, 혹시라도 유리한 자료가 나오면 다 모른 척한다"며 "편을 들지 말고 정말 있는 사실을 알리는 데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지난 14일부터 강제 입원 사건과 관련한 심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에 재직하던 2012년 당시 보건소장,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에 대한 강제 입원을 지시하며 직권을 남용한 혐의로 기소했다.



[수원=권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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