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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韓방산업체들, 새로운 '큰 손' 중동서 활로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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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방위산업체들이 중동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내수시장 부진은 물론 수출에서도 정체 국면에 들어선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화·한국항공우주산업(KAI)·LIG넥스원·현대로템 등 주요 방산 기업들은 17~21일(현지시간) 닷새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IDEX 2019’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IDEX’는 1993년 이후 2년마다 열리는 중동·아프리카 지역 최대 규모의 방위산업 전시회다.

세계일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 17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립전시장(ADNEC)에서 열린 방산전시회 ‘IDEX 2019’에서 K9A1 자주포에 대해 업체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방부 공동취재단


중동은 막대한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세계 방위산업시장의 새로운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국방 강국을 꿈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카타르 등이 주요 타깃이다. 특히 사우디는 2017년 기준 국방비 지출액이 694억 달러로 미국(6100억 달러)과 중국(2280억 달러)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국방예산을 투자한다.

전시회에 참가한 방산업체 관계자는 “중동 시장에서 가장 큰 손은 사우디인데 아직은 무역 등에 있어서 폐쇄적”이라며 “IDEX는 사우디·UAE 등에 우리 우수한 제품을 홍보할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올해 전시회에는 전 세계 1500여 개 방산업체가 참여했다. 한국은 중소기업 17곳 등 총 30개 방산업체가 이번 전시회에 참가했다. 전체 903㎡ 규모의 한국관이 마련됐고, LIG넥스원·이오시스템 등 일부 업체들은 따로 전시관을 차렸다.

국내 주요 방산업체들은 업체별 주력품을 내세워 각국 정부 관계자 및 업체들을 상대로 열띤 홍보전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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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립전시장(ADNEC) 열리고 있는 방산전시회 ‘IDEX 2019’ LIG넥스원 부스의 모습. 국방부 공동취재단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한국 기업 중 가장 큰 면적의 전시관을 꾸린 한화는 사막색 도장을 한 K-9자주포·다연장 로켓포 천무 등의 실물을 전시하며 중동·아프리카 바이어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KAI는 이번 전시회에서 KT-1 기본훈련기, FA-50 경공격기, 수리온 기동헬기와 파생형으로 개발된 ‘수리온 경찰헬기’를 선보였다.

LIG넥스원은 탄도탄 및 항공기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중거리·중고도 요격체계 ‘천궁-II’를 비롯해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 경어뢰 ‘청상어’, 보병용 중거리 유도무기 ‘현궁’ 등 현지의 전장환경에 최적화된 정밀 유도무기를 소개했다.

이번 전시회와 동시에 진행되는 해양방산전시회(NAVDEX)에는 한국 기업 최초로 현대중공업이 참가해 관심을 끌었다.

최상열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업본부장은 “중동·아프리카 시장은 잠재시장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고 구매력이 있는 고객이 많아 앞으로 중동 시장에 집중해 마케팅 활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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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립전시장(ADNEC)에서 열리고 있는 방산전시회 ‘IDEX 2019’ 한국관에 마련된 한화 부스의 모습. K9A1 자주포와 다연장 로켓포 천무 실물이 전시돼 있다. 국방부 공동취재단


김지찬 LIG넥스원 사장은 “중동, 특히 양국 간 군사적으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있는 UAE를 전략 수출 시장으로 선정하고 적극적으로 수출 프로모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효철 현대로템 방산사업본부장은 “2008년 터키에 K2전차 기술수출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며 “오만 등 중동 여러 나라에 K2전차를 수출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 기업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이번 전시회에 참가했다. 정 장관은 지난 16일 모하메드 아흐메드 알 보와르디 UAE 국방특임장관과 양자회담을 한 것을 시작으로 오는 19일까지 현지에 머무르며 오만·이집트·그리스 국방장관 등과 방산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양자회담을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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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립전시장(ADNEC)에서 열린 방산전시회 IDEX 2019에 중국관 모습. 중국 최대 방산업체인 노린코(NORINCO) 부스에 대전차가 전시돼 있다. 국방부 공동취재단


정 장관은 “무기체계개발은 성능이 아무리 좋고 가격 경쟁력이 있어도 국가 차원에서 협력 관계가 되지 않으면 수출이 되지 않는다”면서 “방산업계 수출 활동 활성화를 위해 현 정부에서 모든 노력을 기울여서 돕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시회에서는 중국 ‘방산 굴기’에도 이목이 쏠렸다. 중국 업체들은 한국관보다 4배가량 큰 전시관을 꾸리고 공격적인 세일즈에 나서는 등 향후 중동 시장을 놓고 우리와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중국은 그간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군사기술을 개발해왔지만 최근에는 민간기업을 통해 방위산업을 육성하기로 하는 등 빠르게 변하는 방산시장 흐름에 대응하고 있다. 중국 방산업체들은 모두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다.

중국 최대 방산업체인 노린코(NORINCO)의 지옌짜오(Ji Yanzhao) 마케팅 디렉터는 “중동은 중국 정부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협력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며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최선의 제품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공동취재단(아부다비)·세계일보=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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