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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서대문형무소서 느끼는 우국지사의 숨결, 만해가 매천을 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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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형무소, 3·1 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한 대규모 특별전 개최

매천 황현 유물 다수 공개, 한시부터 신문 스크랩과 유물 등

만해 한용운이 매천 선생 기린 시도 최초 공개

CBS노컷뉴스 조은정 기자

노컷뉴스

18일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문화재청이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 '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 전 개최에 앞서 언론공개를 하고 있다. 경술국치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환국까지 약 40년 동안의 역사적 상황을 재조명하는 특별전 '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은 오는 19일부터 4월21일 까지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제10·12 옥사에서 열린다. (사진=윤창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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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형무소에서 3·1 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한 대규모 특별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우국지사인 매천 황현의 친필시를 비롯해 독립운동가 만해 한용운이 매천을 추모하는 시가 처음으로 공개된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북한 지역 3·1운동 수감자와 여성 수감자의 상황도 소개된다.

문화재청은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제10·12옥사에서 1910년 경술국치부터 대한민국임시정부 환국까지 40년 동안의 역사적 상황을 재조명하는 특별전 '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을 개최한다. 2월 19일부터 4월 2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총 3곳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좁은 형무소 칸칸이 진귀한 기록물이 전시되는 형태를 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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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문화재청이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 '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 전 개최에 앞서 언론공개를 하고 있다. 경술국치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환국까지 약 40년 동안의 역사적 상황을 재조명하는 특별전 '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은 오는 19일부터 4월21일 까지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제10·12 옥사에서 열린다. (사진=윤창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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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는 조선 말 우국지사인 매천 황현(1855~1910)의 유물이 다수 공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매천은 국권이 일제에 넘어가자 '절명시'를 남기고 음독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번에 '절명시와 더불어 매천이 지은 한시 '대월헌절필첩'이 최초로 공개된다.

대월헌절필첩은 매천의 후손이 소장해 처음 대중들에게 공개된 것으로 등록문화재 등록을 검토중이다.

"새 짐승 슬피 울고, 바다와 산도 시름거리니 / 무궁화 세상은 이미 망하고 말았네 / 가을 등불 아래 책 덮고 역사를 돌이켜보니 / 글 아는 사람 구실 어렵기만 하구나// 일찍이 나라를 위해 한 일 조금도 없었으니/ 층은 아니요 다만 인을 이루려 함이로다/ 겨우 송나라의 윤곡처럼 자결할 뿐이니 / 당시 진동처럼 의병을 일으키지 못해 부끄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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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문화재청이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 '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 전 개최에 앞서 언론공개를 하고 있다. 경술국치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환국까지 약 40년 동안의 역사적 상황을 재조명하는 특별전 '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은 오는 19일부터 4월21일 까지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제10·12 옥사에서 열린다. (사진=윤창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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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의 후손들이 100년 넘게 소장하고 있던 친필 유묵인 '사해형제'와 매천이 안중근 의사의 공판 기록 등을 꼼꼼히 스크랩하고 밑줄을 그은 '수택존언'(신문스크랩)도 공개된다. 순천대학교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매천 선생의 안경과 벼루, 필가 등도 전시된다.

만해 한용운이 매천의 순국에 감동해 친필로 쓴 추모시 <매천선생>도 최초로 공개된다. 한용운은 "의리로써 나라ㅣ의 은혜를 영원히 갚으시니, 한 번 죽음은 역사의 영원한 꽃으로 피어 나네"라며 매천의 의로운 죽음을 기렸다.

전시 1부 '3·1운동, 독립의 꽃을 피우다'에서는 등록문화재 제730호인 '일제주요감시대상 인물카드'가 전시된다. 일제주요감시대상 인물카드는 일제가 주요 감시대상 4천857명 신상을 카드 형태로 정리한 기록물로, 안창호·윤봉길·유관순·김마리아 등에 대한 정보를 담았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북한 지역 3·1운동 수감자와 여성 수감자의 활동 상황을 소개한다.

저항시인 이육사의 현존하는 유일한 친필 원고로 지난해 등록문화재가 된 '편복'과 '바다의 마음'도 한 자리에서 관람객과 만난다.

2부 '대한민국임시정부, 민족의 희망이 되다'에서는 임시정부 관련 유물을 볼 수 있다. 조소앙이 '삼균주의'(三均主義)를 바탕으로 독립운동과 건국 방향을 정리한 '대한민국임시정부 건국강령 초안'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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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문화재청이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 '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 전 개최에 앞서 언론공개를 하고 있다. 경술국치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환국까지 약 40년 동안의 역사적 상황을 재조명하는 특별전 '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은 오는 19일부터 4월21일 까지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제10·12 옥사에서 열린다. (사진=윤창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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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창 관련 유물도 세상에 나온다. 일본 국왕을 향한 수류탄 의거를 단행했던 이봉창 의사의 선서문과 김구 선생에게 보낸 친필 편지, 김구가 거사자금 100엔을 송금한 영수증 등도 전시된다.

마지막 3부 전시 '광복, 환국'에서는 백범이 세상을 떠난 해인 1949년에 쓴 유묵 '신기독'(愼其獨)과 1945년 11월 초판이 발행된 등록문화재 제576호 '한중영문중국판 한국애국가 악보'가 공개된다.

다만, 문화재청은 서대문형무소의 유물 보존 환경을 고려해 원본들은 특정한 날에만 공개하고 나머지 날에는 복제본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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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문화재청이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 '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 전 개최에 앞서 언론공개를 하고 있다. 경술국치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환국까지 약 40년 동안의 역사적 상황을 재조명하는 특별전 '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은 오는 19일부터 4월21일 까지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제10·12 옥사에서 열린다. (사진=윤창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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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심훈의 '그날이 오면'을 낭독한 뒤에 "우리에게 그날이 온지 74년이다.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목숨 걸고 지켜온 그날은 대한민국 평범한 날이 됐다"며 " 항일 독립의 역사를 문화재를 통해 되새겨보고자 한다"고 전시의 취지를 밝혔다.

문화재청은 오는 22일 서대문형무소에서 '항일문화유산의 현황과 보존·활용'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고, 다음 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3·1운동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고종의 국장과 관련된 자료를 선보이는 전시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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