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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태극기부대' 고함·욕설 속 "목숨 바치겠다" 발언까지 나온 TK 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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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김진태 후보 지지자, 김병준 비대위원장에 "XX놈아", 나경원 원내대표엔 "사꾸라" 욕설도

조선일보

18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후보들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오세훈, 김진태 후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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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2시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대구·경북 지역 합동연설회는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각 후보 진영의 응원전이 과열되면서 진행자가 "진정해달라"고 수 차례 장내 방송을 해야 했다. 3000명을 수용하는 연설회장은 행사 시작전부터 당원들로 가득찼다. 사람들이 몰리면서 출입을 통제하기도 했다.

황교안·오세훈·김진태(기호순) 당대표 후보는 모두 빨간색 넥타이나 목도리를 맨 채 연설회장에 입장했다. 김 후보는 지난 14일 대전 합동연설회에서 썼던 가죽 카우보이 모자를 이날은 쓰지 않았다.

가장 먼저 연설에 나선 김진태 후보가 양복에 어깨띠를 두르고 무대에 오르자 지지자들이 "김진태"를 외쳤다. 김 후보는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님과 함께 여러분들이 이 나라를 이 자리에 있게 해줬다"며 큰 절을 올렸다. 김 후보는 단상을 옮겨다니며 팔을 힘차게 휘둘러 호응을 유도했다.

오세훈 후보는 양복 윗도리를 벗은 채 푸른색 셔츠에 붉은 색 넥타이를 매고 단상에 올랐다. 오 후보는 "총선 승리를 위해 전략적 선택을 해달라"고 했다.오 후보 연설 도중에 제한 시간이 다돼 마이크가 꺼지자 지지자들은 "오세훈"을 외치며 함성을 질렀다.

황교안 후보도 푸른색 셔츠에 붉은 색 타이를 걸치고 연설했다. 황 후보는 TV토론회에서 중저음의 차분한 음성으로 말했지만 연설 무대에선 성대를 조이며 굵은 음성을 냈다. 연설 중간에 주먹을 불끈 쥐는 제스처도 취했다. 황 후보는 이날 "여러분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도 했다.

이날 연설에서도 일명 ‘태극기 부대’로 불리는 김 후보 지지자들로 인해 소란이 일기도 했다. 김병준 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설을 시작하자마자 "나가라 김병준" "XX놈아" "민주당으로 가라"는 고성과 욕설이 쏟아져 연설이 끊어졌다. 김 위원장은 굳은 표정으로 "여러분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알고 있으니 조용히 해달라"고 했지만, 야유는 잦아들지 않았다. 나경원 원내대표에게도 "사꾸라(상대를 이롭게 하는 첩자를 의미하는 속어)"란 욕설이 나왔다. 지난 연설회 때 "한국당은 대한애국당이 아니다"라면서 김 후보에 반대했던 조대원 최고위원 후보가 단상에 올랐을 때는 "내려와"라는 고함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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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지지자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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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후보들도 김 후보 지지자들로부터 거친 야유와 욕설을 들었다. 오세훈 후보가 연설하는 중간에 "바른정당으로 돌아가라"는 야유가 나왔고, 황교안 후보를 향해서는 "진작에 잘하지 그랬냐. 나쁜 XX"라고 고함을 쳤다.

이와 관련 김 후보는 연설회 뒤 기자들과 만나 "특정 세력이 당에 들어와 전대에 영향을 미친다는 소리를 할까봐 지지자들을 일부러 (연설회 현장에) 많이 오시지 않게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일부 지지자들이 김 위원장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는 질문에 대해 "꼭 저의 지지자 중에서 (욕설이) 나왔다고 보지 않는다"며 "만약 그렇다면 저를 윤리위에 회부시킨 것 때문인데 예의가 아니며 저도 바늘방석"이라고 했다.

[대구=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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