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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재명 경기지사 “상처를 구경하고 놀리지 말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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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가 18일 기자회견 도중 “죽은 형님과 살아 있는 동생을 한 무리에 집어넣고 이전투구 시킨 다음 구경하고 놀리고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도청 브리핑룸에서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장에서 자신의 기소사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제가 왜 가슴 아픈 집안일을 법정에서 공개적으로 해야 하느냐. 너무 가혹하고 잔인한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14일 법원의 심리가 시작된 ‘친형 강제입원 시도’ 기소사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데 기자회견 시간의 절반에 가까운 20여분을 할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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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가 18일 “반도체 클러스터, 최적지는 경기도”라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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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성남시가 한 것은 (형님이) 정신질환으로 자꾸 해악을 끼치니까 옛 정신보건법 25조에 따라 진단 치료하는 제도를 검토하다 그만둔 것”이라며 “잔인하지만 결국은 형님의 정신질환을 증명해야 한다. 시장의 형이니까 공무원에게 협박, 폭행, 욕설하고 백화점과 시의회에서 난동 부리는데 가만둬야 했느냐”고 반문했다.

언론에 대한 서운함도 드러냈다.

이 지사는 “언론은 제게 불리한 이야기에 대해 없는 것까지 마구 만들지만, 혹시라도 유리한 자료가 나오면 다 모른 척한다”며 “언론은 한쪽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공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2년에 형님의 상태가 어땠는지 세상이 다 안다”며 “언론이 이 문제들에 대해 있는 사실을, 진실을 알리는 데 좀 더 관심을 높여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아팠던 성장배경도 소개했다.

이 지사는 “13살 초등학교 마치자마자 어머니 손 잡고 공장에 출근했고 산재 사고당해 장애인이 됐다. 가족이 많아 지지고 볶고 싸웠다. 그래서 상처도 많다. 그래도 나쁜 짓은 하지 않았다”며 “이런 상처를 놀리지 말아달라”고 했다.

이 지사는 지난 14일 검찰 출두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픕니다…. ‘강제입원사건’이 아니라 ‘강제진단사건’입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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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페이스북에서 이같이 밝혔다.

“콩 삶는 솥 밑에서 콩깍지가 웁니다. 누군가는 즐기겠지만 콩깍지는 몸이 타는 고통을 겪는 중입니다. 온갖 풍파 다 겪었지만 내 가족의 정신질환을 공개증명하는 모진 일은 처음입니다. 콩가루 집안이라 흉보고 욕하겠지만 이재선 형님 외에 다른 가족들은 이땅의 서민으로 성실하게 착하게 건강하게 살아갑니다. 저 역시 진흙탕 속에서 지지고 볶으며 거칠게 살았고 심신에 상처도 많았지만 바른 세상 만들려고 발버둥쳤을 뿐 악하게 비뚤게는 살지 않았습니다. 이재선 형님도 병이 문제였을 뿐입니다. 하필 그 병이 스스로 인정하기 어려운 정신의 병이었을 뿐…. 강제입원 아닌 진단과 치료가 목적이었으니 ‘강제입원 사건’이 아니라 ’강제진단 사건’입니다. 정신질환 형님이 강제진단을 피하려고 만든 ‘강제입원 시도’는 사실이 아닙니다. 진단과 치료 지연으로 형님은 폭력전과자가 되고 자살시도로 중상을 입었습니다. 정신질환자를 방치하는 복지부동으로 오늘도 환자의 병은 악화되고 누군가는 또 죽고 다칩니다.”

이 지사는 지난 14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열린 5차 공판에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검찰 측과 치열한 법리 공방을 벌였다.

경태영 기자 kye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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