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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경영칼럼] GM 이긴 토요타 비결은 직원 챙긴 사람중심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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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중심 경영은 이익 추구가 최대 선인 기업에 지극히 도발적인 제안이다. 미국에서도 1980년대 도입 초기 주류 그룹을 정면 공격하는 도전으로 간주됐다. 당시만 해도 반발이 컸으나 점차 경영의 대안으로 부상했다. 사람 중심 경영은 미국에서는 웨그먼스 효과, 사랑받는 기업 효과 등으로 불린다.

그 정점에는 ‘초우량 기업의 조건’이라는 톰 피터스의 저서가 있다. 이 책은 1982년 발간 후 수백만 권이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됐다. 2001년 경제경영 전문지 포브스가 지난 20년간 출판된 경영 서적 중 최고경영자, 컨설턴트, 언론인 등 전문가를 대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책을 선정한 결과 1위를 차지했다. 이 책은 무엇이 초우량 기업을 만드는가라는 주제로 톰 피터스와 로버트 워터먼이 초우량 기업 경쟁력을 정리한 게 골자다. 결론부터 말하면 핵심은 기업과 직원 간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회사가(shared value) 되는 것이다.

사람은 동물보다 더 강할까? 약한 경우도 많다. 그러나 협력할 때는 강해진다. 기업이란 협력을 제도화한 것이다. 이것이 기업의 본질이다. 협력 없는 기업이 강해질 수 없다.

1920년대 포드식의 컨베이어벨트 장비 중심 생산성에 초점을 뒀던 미국 경영학은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큰 위기를 겪는다. 1980년대 미국 경영계에 ‘공유가치’를 중심으로 한 사람 중심 경영이 서서히 안착한다.

1973년 중동전쟁으로 시작된 오일쇼크 여파로 1975년 이후 미국 경제 불황이 시작됐다. 기업은 흔들리기 시작했고 일자리가 없어졌다. 기업 살리기와 일자리 문제를 풀기 위해 미래 프로젝트가 논의됐다. 핵심은 ‘어떻게 하면 좋은 기업을 만들 수 있을까?(What makes an excellent company?)’였다. 불경기가 되면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이 구분된다. 당시 미국 자존심 GM조차 일본 자동차에 흔들리고 있었다.

1977년 맥킨지는 이 프로젝트를 맥킨지 샌프란시스코 사무실에서 시작한다. 좋은 기업을 통해 불황기의 미국 경제를 재건하고자 했다. 이 프로젝트에 스탠퍼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맥킨지로 합류한 톰 피터스가 투입됐다. 결론은 ‘좋은 기업은 기업과 직원 간 마음과 마음이 공유된 가치(shared value)’를 갖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것으로 시작된 모델이 유명한 맥킨지의 7S 모델이다.

좋은 기업은 직원과 꿈을 공유하고 가치를 공유하고 있었다. 기업은 혁신을 통해 이익을 추구하지만, 그 혁신은 사람에 의해 이뤄진다. 사람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바로 기업 혁신 성과로 이어진다.

리처드 파스칼 스탠퍼드대 교수와 하버드대의 앤서니 아토스 교수는 일본식 경영 성과와 종업원 역할에 주목해 책을 냈다. 이것이 1981년 출간된 ‘미국 경영자가 배워야 할 일본식 경영의 기법’이다.

골자는 미국 기업과 일본 기업 간 일하는 사람의 생각과 사고방식이 현저히 다르다는 것이다. 당시 미국 경영 이론은 직원이라는 존재를 생산성의 도구로 보고 일에 노동 이상의 삶의 가치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것이 GM과 토요타의 다른 점이었다.

토요타는 단순히 좋은 차를 만드는 것 이상으로 직원 역할과 기업문화에 초점을 맞췄다. 일본 기업 직원은 열성적이고 헌신적이었다. 직원은 시합에 나간 한 팀처럼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다. 이런 기업문화를 만드는 것은 기업과 직원 간 가치의 공유였다. 직원들과 공유된 가치를 가진 기업이 초우량 기업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결국 ‘사람이 기업 혁신의 핵심’이라는 점을 밝혀낸 셈이다.

매경이코노미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96호 (2019.02.20~2019.02.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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