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7 (금)

[정치 인사이드] 盧 실장은 '여의도와 통화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노영민 실장, 임 前실장과 대조적… 與중진들과 전화하며 소통

외교부 국장급 회의 주관하고 반도체 등 경제현안까지 챙겨

조선일보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인 2017년 8월 주중 대사로 내정된 후 축하 전화를 받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외교'와 '경제'까지 챙기면서 업무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안보 분야의 정의용 안보실장과 경제 분야의 김수현 정책실장이 있지만 노 실장이 '3실장' 역할을 총괄한다는 말들이 국회와 정부 부처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선 노 실장은 전임 임종석 비서실장과 달리 여의도와의 전화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한다. 임 전 실장은 정부 출범 초기 여의도에서 쇄도하는 전화를 아예 받지 않아 의원들에게 "너무한 것 아니냐" "사람 변했다"는 불만을 샀다. 임 전 실장도 당시 "전화를 사람 따라 골라 받으면 뒷말이 나올까 봐 전화를 공평(?)하게 받지 않는다"고 했었다.

반면, 노 실장과 가까운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노 실장은 일 때문에 전화를 못 받더라도 메시지를 남기면 나중에 전화를 한다"고 말했다. 노 실장과 가까운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청와대와 여당 간의 '전화 동맥경화'가 어느 정도 풀렸다는 것이다. 그 단적인 사례가 '대통령 비서실장 공관'에 대한 민주당 핵심 인사들의 언급이다. 홍영표 원내대표 등은 최근 들어 "국무총리만 공관이 있는 줄 알았다"고 했는데, 이는 노 실장과 자주 통화하면서 비서실장 공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연세대 76학번인 노 실장은 386세대인 임 전 실장과 달리 60대 초반의 '아침이슬' 세대다. 17대 국회 때는 우원식, 노웅래, 유승희 의원 등 반(反)유신 세대와 '아침이슬'이라는 모임도 만들었다. 그래서 가까운 여당 의원들도 2004년 총선 때 국회에 처음 입성했던 70년대 후반 학번 중심이다. 2012년 대선 때 노 실장과 공동 선대본부장을 했던 우윤근 주러 대사, 이상민 의원과는 지금도 친구처럼 지낸다. 2008년 재선 때는 우윤근 대사, 박영선 의원, 양승조 현 충남지사,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 박기춘 전 의원, 최규식 현 헝가리 대사 등과 가까웠다.

노 실장의 여의도 전화 소통에 대해선 일단 긍정적이지만, 아직은 그 폭이 친문(親文) 위주로 제한됐다는 한계도 있다. 비주류 중진 의원은 "친한 사람들 위주로 연락하지 나 같은 비주류는 연락할 일도 없다"며 "전화를 하려면 생각이 다른 비주류, 특히 야당과 소통에 더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노 실장의 영역 확장은 최근 외교 분야에도 두드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임 전 실장은 남북문제 중심으로 외교에 관여했다면 주중 대사 출신의 노 실장은 외교부 국장급이 참여하는 회의까지 주관할 정도로 외교 분야를 직접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용 안보실장보다 외교·안보 분야 영향력이 커졌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경제 분야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노 실장과 자주 통화를 하는데 반도체와 자동차 등 산업 현안에 대해 학습이 꽤 잘돼 있어 놀랐다"며 "김수현 실장보다 경제 분야 영향력이 센 것 같다"고 했다.

[정우상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