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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與 부산의원들 "총선 과반" 외치며 가덕도 신공항 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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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사업 재검토 시사 사흘만에 부산시당, 결의문 내고 행동 개시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案 검증해야"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16일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논란과 관련해 '국무총리실이 사업을 재검증 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동남권 신공항 재검토 시사 발언을 한 지 사흘 만에 본격 '행동'에 나선 것이다. 곧이어 열린 민주당 부산시당사 이전 개소식에서 부산시당 위원장인 전재수 의원은 "부산에서 돌이킬 수 없는 '대세'가 민주당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부산시당은 "내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겠다"고 했다. "사실상 가덕도 신공항을 이용해서 부산 선거에서 승리하겠다는 얘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시당은 이날 오전 상무위원회 결의문에서 "동남권 신공항은 안전이나 소음 등의 문제 없이 24시간 운영 가능하고, 급증하는 수요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관문 공항이어야 한다"며 "국무총리실의 정밀 검증을 요구한다"고 했다.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 가운데 24시간 이착륙이 가능한 곳으로 꼽혔던 곳은 부산 가덕도다. 사실상 총리실에 국토부의 김해공항 확장안을 백지화하고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재추진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결의문 발표 직후 부산시당은 '부산 지역구 의석 과반 획득'을 2020년 총선 목표로 내걸었다. 전재수 의원은 "(총선에서)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하면 우리의 출발이 일그러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오늘부터 시당을 총선 체제로 전환할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3년전 가덕도 찾아 “신공항 유치” 외쳤던 文대통령 - 문재인(왼쪽에서 넷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에서 물러난 이후인 2016년 6월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후보지를 방문해 민주당 부산시당 당원들과 함께 ‘가덕 신공항 유치’ 구호를 외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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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에선 "문재인 정부의 실정(失政)으로 부산 민심이 이탈하자 가덕도 신공항을 내세워 되돌리겠다는 정치적 속셈"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여권 관계자는 "부산에서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가덕도 신공항이 새로운 '필승 카드'가 될 가능성도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정치권에선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 지자체장들이 대구 통합 공항과 가덕도 신공항을 빅딜하려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PK 지역에서 추진하는 김해공항 확장안 백지화와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TK 단체장들이 도와주고, 대신 PK 단체장들이 대구 통합 공항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부산 지역 관계자는 "PK·TK 지자체 핵심 관계자들이 신공항 문제와 관련해 최근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으며 생각보다 협의가 잘되고 있다"며 "지자체 간 협의를 우선 진행하고, 총리실 차원의 신공항 재검증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는 이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피하고 있다.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되는 신공항 문제를 '총선을 위한 지역별 나눠 먹기'로 추진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당 지도부가 나서기에는 위험 부담이 있지만, 최근 신공항 문제는 PK 민심에 대한 고려가 우선이라는 주장도 상당하다"고 했다.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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