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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접점 찾는 미중 무역협상...출구 안보이는 화웨이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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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무역협상 이번주 워싱턴서 속개, 양해각서-시한연장안 부상…폼페이오 장관 이어 펜스 부통령도 "화웨이 쓰지 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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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신화/뉴시스】14일 중국 베이징에서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미중 장관급 무역회담이 열리고 있다. 왼쪽이 미국 대표단, 오른쪽이 중국 대표단이다. 2019.02.14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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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시한을 10여일 앞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이번주 워싱턴에서 재개된다. 아직 핵심 의제들에서 이견이 있지만 양측 모두 기본적인 합의를 통해 최소한 휴전시한 연장까지는 간다는 목표로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 무역협상과 별개로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 중국 화웨이의 '스파이 의혹'에 대한 미국의 공세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 이어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동맹국들에게 '보안 우려'를 강조하며 화웨이 제품을 쓰지 말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여전한 이견에도 합의 의지…양해각서-시한연장안 대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미중 무역) 협상단이 중국에서 매우 생산적인 무역협상을 마치고 막 돌아왔다. 이제 마러라고에서 내게 세부사항을 보고한다"고 적었다. 전날 백악관 로즈가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어느 때보다 실질적인 무역 합의에 더 가까이 왔다"며 내린 긍정적인 평가를 재확인한 것이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도 지난 14,15일 베이징에서 열린 고위급 협상이 마무리된 직후 열린 미측 대표단 면담에서 "양측이 이번 협상에서 중요한 단계적 진전을 이뤘다"면서 "다음 주 회담에서 좋은 협상을 이어가 상호이익이 되고 윈-윈하는 합의에 이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양측의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아직 핵심 이슈에 대한 이견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중이 큰 틀의 합의를 향해 조금씩 움직였다"면서도 "중국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중국의 기술이전 강요와 중국의 국영기업에 대한 정책 등과 같은 이슈에서 심한 이견이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WSJ과 블룸버그통신 등은 14일 첫날 협상 후에도 중국의 기술이전 강요와 보조금 문제 등에 대한 이견으로 여전히 협상이 '교착상태'라고 전했었다.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 측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산 반도체 구매 확대, 신에너지 차량 등 국내 생산 차량에 지급하던 보조금 중단 등 일부 진전된 안을 내놨지만 미국측을 만족시키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진전에도 불구하고 3월1일 휴전시한 전까지 협상을 타결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백악관 역시 "여전히 많은 일이 남아있다"고 논평했다.

현재까지의 협상 상황과 미중 양측의 해결 의지 등으로 볼 때 3월1일 협상시한까지 완전 타결보다는 중간단계의 합의인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휴전시한을 연장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부상하고 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미중은 모든 약속을 양해각서에 명기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그동안 3월 1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다음 날부터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현행 10%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위협해왔다. 하지만 협상이 진행되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시한 연장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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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방한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부인 캐런 여사가 8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오산=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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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화웨이 공세는 강화…폼페이오 이어 펜스도 "화웨이 쓰지 말라"=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공세는 더 강화되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16일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서 한 연설에서 미국의 동맹국들이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그는 "중국 법은 기업들을 상대로 정부가 네트워크 및 장비의 모든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요구한다"면서 "우리는 화웨이와 중국의 다른 통신 기업에 의한 위협에 대해 우리 동맹국들과 함께 분명한 입장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도 지난 11일 동유럽 방문 중 기자들에게 "만약 화웨이 장비가 미국의 중요한 시스템이 있는 곳에 배치돼 있을 경우 미국은 그런 곳들과는 협력관계를 맺기 어렵다"고 경고한 바 있다.

화웨이 배제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의지가 확인되면서 동맹국들의 참여도 잇따르고 있다. 호주, 뉴질랜드가 화웨이의 자국 시장 진출을 제한하기로 결정했고, 영국도 정부 차원에서 화웨이 5G(5세대) 통신장비에 대한 보안 우려를 제기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체코와 대만 역시 정부 산하 기관에 화웨이 제품 사용 금지 명령을 내렸다. 참여하는 동맹국들이 입장도 편한 것만은 아니다. 중국의 보복 우려 때문이다.

최근 뉴질랜드 국적 여객기가 중국 상하이로 향하던 중 착륙허가를 받지 못해 회항하는 사건이 발생해, 화웨이 배제로 냉각된 양국 관계가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루사예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는 지난달 17일 캐나다 정부를 향해 "화웨이 장비가 배제된다면 후과가 따를 것"이라면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번 주말로 전망됐던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의 중국 방문이 취소된 것도 영국 정부의 화웨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반영됐을 것이라는 평가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무역협상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는 반면 화웨이 갈등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면서 "화웨이 문제가 별도의 트렉임이 명확해짐과 동시에 무역협상이 타결되더라도 글로벌 패권을 놓고 벌이는 미중간의 충돌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jis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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