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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이란·獨-러 가스관’ 두고 메르켈·펜스, 뮌헨안보회의서 날 선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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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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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관 사업인 ‘노르트 스트림2’와 이란 문제를 두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설전을 벌였다.

16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서 메르켈 총리는 연설을 통해 노르트 스트림2를 옹호하고 이란 핵 합의의 유지 등을 주장했다.

메르켈 총리는 노르트 스트림2를 미국이 비판하는 것과 관련, “미국의 우려는 유럽의 전략적인 위치를 약화시킨다”면서 러시아를 정치적으로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러시아가 신뢰할 수 없는 에너지 공급 국가라고 가정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한, 노르트 스트림2가 완공되더라도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를 경유해 유럽으로 연결되는 가스관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문제에 대해선 이란 핵 합의의 유지를 지지하면서 중동에서 대량의 난민 발생 사태가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국제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메르켈 총리는 미국이 이행중단을 선언한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에 대해서도 지켜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메르켈 총리는 미국이 수입 자동차가 안보위협이 되는지 조사하는 것에 대해서도 미국을 향해 각을 세웠다. 그는 “독일 차가 미국에 안보 위협으로 간주된다면 우리는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의 이 같은 발언에 펜스 미국 부통령은 러시아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메르켈 총리의 요청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정치적 개입과 에너지의 사용을 통해 우리 동맹을 분열시키는 노력에 강하게 저항해왔다”면서 노르트 스트림2에 대해 유럽의 동맹국들이 반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이 우리의 적들로부터 무기를 구매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동맹국들이 동구에 의존하게 되면 우리는 서구의 방어를 보장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란 문제와 관련, 유럽의 동맹국들이 이란의 살인적인 혁명 체제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약화시킨다고 비판했다.

앞서 펜스 부통령은 지난 14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중동 문제 국제회의에서도 이같이 지적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최근 이란과의 무역을 위해 특수목적법인 발족한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을 비난하며 유럽 동맹국들에게 이란 제재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우리의 주요 유럽 파트너 중 일부는 이란 제재에 거의 협력하지 않고 있다”며 “최근 이란과의 무역을 위해 일부 유럽 국가가 만든 계획은 살인적인 이란 정권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깨기 위한 노력”이라고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와 펜스 부통령은 연설 이후 양자회담도 가졌으나, 노르트 스트림2 등에 대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펜스 부통령은 취재진에게 “메르켈 총리와 이란과 노르트 스트림2 등 모든 현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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