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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빙하수 3만리터 훔친 캐나다판 '봉이 김선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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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 녹여 만든 취수원 물 750㎖ 한 병에 최고 15만원

순도 높아 보드카 등에 사용

캐나다 극동지역인 뉴펀들랜드 래브라도주(州)의 한 취수원에서 약 3만L의 빙하 얼음물 도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 중이라고 14일(현지 시각)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 물은 1만2000년에 걸쳐 형성된 빙하를 녹여 만든 것으로, 750mL 한 병당 최대 15만원에 달하는 비싼 물이다. 경찰은 도난당한 물의 가격이 1만2000달러(약 1350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절도범은 지난 9~10일 사이에 물을 훔쳤다. 11일 아침에 출근한 취수원 관리자가 10개의 물탱크 중 하나가 비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복잡한 내부 구조를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의 소행으로 보인다"며 "유류 탱크 등에 물을 옮겨 담아 훔쳐 갔을 것"이라고 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곳의 빙하는 오랜 시간 동안 콘크리트처럼 단단하게 쌓여 염분이나 불순물이 들어가지 못한다고 한다. 1년 중 빙하가 녹기 시작하는 늦은 봄부터 여름까지만 물을 추출할 수 있어 대량 생산이 어렵다. 순도가 높아 고급 보드카나 화장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이 물로 만든 생수는 현재 750mL 한 병당 1만5000원에 팔리지만, 생산이 적었던 2015년에는 최대 15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영국의 5성급 벨파스트 호텔에서는 6만원에 팔고 있다.

그러나 절도범이 생각만큼 큰돈을 벌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물을 옮겨 담는 과정에서 오염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물로 보드카를 만드는 '아이스버그 보드카' 대표 데이비드 메이어씨는 "물을 도난당할 것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다"며 "그 (오염된) 물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했다.

[원우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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