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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혼하기 어렵네' 갈수록 꼬이는 브렉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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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메이 英총리, EU와 재협상 난항에 국회 지지마저 잃어…
시한 한 달 남겨두고 '노딜' 대비한 개별 무역협정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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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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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시한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영국은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갈수록 혼돈 양상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유럽연합(EU)와 재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데다 자국의 국회 지지마저 잃어가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영국 하원은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 변경 계획 지지를 묻는 표결을 부결시켰다. 정부의 계획에 찬성하는 쪽이 258표, 반대하는 쪽이 303표로 반대가 45표 더 많았다. 이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표결이긴 하나 영국 의회와 정부가 여전히 의견 합치를 보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낸 장면이다. 이 때문에 EU와의 재협상 과정에서 메이 총리가 힘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

메이 총리는 지난달 29일, 많은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했던 '백스톱(안전장치)' 조항을 대체할 대안협정을 추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수정안(플랜B)을 제시했다. 이를 들고 지난 7일 EU를 찾았지만 "재협상은 불가하다"는 원칙적 답변을 듣고 돌아왔다. 단, EU와 메이 총리 모두 노딜 브렉시트로 인한 혼란을 피하기 위해 추후 협상의 여지는 남겨 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메이의 이 같은 일련의 움직임에 대한 표결이 부결된 가장 큰 이유로 보수당 내 기권표가 다수 나온 점을 꼽았다. 50명 넘는 보수당원이 기권표를 던졌는데 이들은 '노딜 브렉시트'를 불사하더라도 영국의 미래를 위해서는 정해진 기한 내 반드시 EU를 탈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강경 브렉시터(브렉시트 지지자)들로 분석됐다.

지난달 29일 플랜B 표결 당시, 노딜 브렉시트를 거부토록 하는 의원 안건이 통과됐었으나 이는 법적 구속력이 없었다. 메이 총리 역시 표결 이후 정부가 이를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었다. 그럼에도 불구, 강경 브렉시터들은 최근 메이 총리의 움직임은 노딜 브렉시트 배제의 여지를 포함하고 있다고 해석했다는 설명이다.

이날 정부의 계획에 대한 표결뿐 아니라 하원의원들이 낸 옵션 안건들도 줄줄이 부결됐다. 브렉시트를 최소 3개월 연기하자는 안건, 정부로 하여금 27일에 승인투표를 하게 하자는 안건, 브렉시트 재논의 안건 등이었다.

메이 총리는 이날 표결과는 무관하게 약속한 대로 혼란없는 브렉시트를 위해 EU와 최대한 재협상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메이 총리가 재협상 시한으로 내건 이달 말쯤 되어서야 브렉시트 윤곽을 잡을 수 있을 듯하다.

혼란이 가중되면서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영국은 EU를 탈퇴함에 따라 무역협정을 새로 맺어야 하는 69개국 중 단 7개 국가와만 협정을 새로 체결한 상태다. 합의안을 마련해 브렉시트를 하면 2020년까지 유예기간이 적용돼 새로 협정을 맺을 여유가 있지만, 노딜 브렉시트 경우엔 유예기간은 적용되지 않는다.

기존 69개국과 영국의 교역규모는 연 1170억파운드(약 169조1000억원). 이중 새로 체결한 7개국과의 교역규모는 13.7%(160억파운드·약 23조1000억원)에 불과하다.

가디언은 "영국이 주요 무역 파트너국인 캐나다, 일본, 한국, 터키 등과 아직 새로운 협정을 맺지 못했다"며 "(브렉시트까지 남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새 협정을 맺기 위한 충분한 절차가 이뤄질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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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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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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