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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베네수엘라 마두로, 트럼프와 대화 원해..."부스러기" 구호품은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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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의 미라플로레스 대통령궁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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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진 여부를 두고 미국과 줄다리기 중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최근 미국측과 접촉했으며 앞으로 계속 대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미국과 갈등을 해결하길 바란다면서도 미국이 경제제재로 돈줄을 막아놓고 "부스러기"같은 구호물자로 생색을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에서 진행된 AP통신과 인터뷰에서 호르헤 아레아사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이 미 국무부의 엘리엇 에이브럼스 베네수엘라 담당 특사와 최근 뉴욕에서 비밀리에 몇 번 만났다고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은 아레아사 장관이 당시 회동에서 에이브럼스 특사에게 "사적으로나 공개적으로 혹은 비밀리에 와도 좋다"며 그를 베네수엘라로 초대했다고 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만약 에이브럼스 특사가 만나길 원한다면 시간과 장소, 방법만 말하면 그대로 만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지난달 23일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과 그를 인정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언급하고 빠른 시일 내에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익명의 베네수엘라 정부 관계자들은 AP를 통해 미 정부의 요청으로 2차례 비밀 회동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회동은 지난달 26일에 진행됐고 당시 에이브럼스 특사는 아레아사 장관에게 마두로 정부가 쿠바와 러시아, 레바논 무장조직인 헤즈볼라와 연결되어 있다고 비난했다. 에이브럼스 특사는 당시 군사행동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두 번째 회동은 이달 11일에 열렸다. 에이브럼스 특사는 전보다 누그러진 태도였지만 아무리 베네수엘라 군부가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해도 미국의 제재가 마두로 정부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에이브럼스 특사는 두 회동에서 시종일관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협상의 여지를 두지 않았다. 익명의 미 정부 관계자는 AP를 통해 "마두로 정부 퇴진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마두로 본인을 포함한 전직 베네수엘라 관계자들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과이도 의장을 유일한 베네수엘라 대통령으로 인정한 미 정부는 마두로 대통령이 무조건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마두로 대통령은 14일 인터뷰에서 자리를 지키겠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의 오염된 손이 베네수엘라를 해치고 있다"며 미국의 제재로 베네수엘라 석유의 북미 수출이 막혔지만 다른 길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 시장의 석유 수출을 확대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그는 이달 미국이 지원한 2000만달러(약 225억원)어치 구호물자를 거부한 점에 대해 "미국은 우리 목을 매달고, 우리 돈을 훔친 뒤에 '여기 부스러기나 받아라'하면서 국제적인 쇼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날 아레아사 장관은 유엔 연설에서 미국의 경제제재로 인한 손실이 300억달러가 넘는다고 주장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국제적인 쇼'를 거절했다"며 "누구든 베네수엘라를 돕겠다는 곳은 환영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필요한 모든 것을 지불할 능력이 있다"고 확신했다. 이어 대통령직을 사임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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