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여야 대표단 면담서 밝혀 / 文의장 “일왕 사죄 발언 평소 지론 / 내가 사과할 사안이 아니다” 일축 / 펠로시 “위안부 문제 해결 노력 지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12일(현지시간)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단을 만나 안보 문제, 한미동맹 관계, 양국에 미치는 미 경제의 영향 등 다양한 문제를 논의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오후 워싱턴 국회의사당 하원의장 집무실에서 문 의장 등과의 면담에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피해자들이 권리 침해를 당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들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2007년에도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의 공식 사과를 촉구하는 결의안이 하원을 통과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문 의장은 펠로시 하원의장과의 면담에 이어 특파원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일왕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등이 사죄와 발언 철회를 요구한 데 대해 “사과할 사안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문 의장은 “내가 한 말은 평소 지론이며 10년 전부터 얘기해온 것”이라며 “근본적 해법에 관해서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위안부 문제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진정 어린 사과”라며 “진정성 있는 사과 한마디이면 끝날 일을 왜 이리 오래 끄느냐에 내 말의 본질이 있다”고 강조했다.
‘만절필동’ 친필 족자 선물 여야 대표단을 이끌고 미국을 방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왼쪽)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만절필동’(萬折必東)이라고 쓴 친필 족자를 선물하고 있다. 이 사자성어는 ‘황하가 만 굽이를 돌고 꺾여도 결국 동쪽으로 흘러간다’는 뜻으로, 어떤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한반도의 공고한 평화를 이루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회 제공 |
문 의장은 “나라와 나라끼리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아베 총리 간이든 합의서가 수십 개가 있으면 뭐하냐”면서 “피해자의 마지막 승복, 용서한다는 말이 나올 때까지 사과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이렇게 크게 문제 되는지, 무슨 관방장관이 나서더니 아베 총리까지 나서서 이러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일·한의원연맹 회장은 13일 서울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와 회동한 자리에서 문 의장 발언에 대해 “귀를 의심하는 듯한 발언”이라며 “제대로 반성해 한·일관계를 위해 일해 주기를 바란다”고 항의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워싱턴·도쿄=정재영·김청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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