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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스윙 구분동작에 너무 집착하지 마세요. 리듬 없으면 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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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스윙의 리듬을 생각하면서 작은 스윙을 할 때에도 어드레스-백스윙-다운스윙-폴로스루의 느낌을 편안하게 찾는다면 여유 있고 리듬감 있는 어프로치샷 스윙을 만들 수 있다.” (LPGA투어 유소연)

“드라이버샷 슬라이스를 잡으려면 자신의 템포를 유지하고 70%의 힘으로 150~200m만 보낸다는 생각으로 스윙해야 몸의 리듬과 정타율이 높아진다.” (KLPGA투어 김혜선)

“다운스윙에서는 힘이 아니라 리듬이 좋은 스윙을 좌우한다. 다운스윙을 할 때는 손이 아니라 헤드가 가속도를 내면서 내려와야 한다. 몸에 힘을 빼야 자연스러운 스윙이 나온다.” (LPGA투어 김세영)

매일경제

지금까지 몇 년간 프로골퍼들에게 “어떻게 해야 장타를 칠 수 있나, 임팩트 때 손 모양은 어떤가, 백스윙 톱에서는 팔과 몸이 어떤 모양을 해야 하는가” 등의 질문을 해 왔다. 하지만 그들의 첫 번째 대답이자 마지막 대답은 위에 먼저 말했듯 ‘리듬’으로 시작해 ‘리듬’으로 끝났다.

오히려 이들은 한 목소리로 “그렇게 부분부분 나눠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하면 스윙을 한 번 할 때 100가지 포인트를 생각해야 하고 결국 제대로 스윙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오히려 “세계적인 교습가들에게 레슨을 받을 때 놀랐던 점은 세세한 기술, 즉 손가락의 모양, 그립 압력, 팔꿈치의 각도 등을 조정하지 않는다. 그들은 대부분 스윙의 밸런스가 무너진 부분을 교정하고 리듬이 깨진 부분을 살려준다”고 답했다.

물론 골프를 처음 하는 사람들이나 좀 더 기술을 늘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임팩트 순간의 하체와 상체의 모양, 손의 위치 등을 궁금해 한다. 하지만 사실 이것을 안다고 해도 실천하기는 힘들다. 흔히 말하는 ‘임팩트 순간’은 수백분의 1초도 되지 않는 찰나다. 프로골퍼들은 ‘임팩트’라는 말을 잘 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임팩트란 ‘점’이 아니라 ‘볼의 앞뒤 구간’이다.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스윙을 하고 그 스윙 궤도에서 볼이 맞아 나가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말. 바로 ‘리듬’과 ‘밸런스’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주말 골퍼들이 ‘어떻게 볼을 좀 더 멀리 보낼까’, ‘어떻게 해야 프로 골퍼들처럼 아이언샷을 잘 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갖고 있다. 이러한 열정으로 골프연습장은 한겨울에도 열혈 골퍼들로 넘친다. 새 봄 굿샷을 날리는 꿈을 안고 열심히 연습을 한다.

매일경제

유소연 프로


어떤 골퍼들은 유튜브나 인터넷에 수없이 올라와 있는 다양한 강습들을 보면서 어드레스, 다운스윙, 임팩트 모양들을 하나하나 구분지어 연습을 하기도 하고 그들이 제시한 다양한 연습 방법들을 따라한다. 또 어떤 골퍼들은 최대한 장타를 내기 위해 수십 번의 드라이버샷을 자신이 칠 수 있는 최대의 스윙으로 반복하기도 한다. 똑같은 연습을 하는 모습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다들 나름의 ‘연습 철학’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친구도 매일 1000개의 볼을 칠 정도로 열심히 연습을 했다. 손바닥에 물집이 잡혀 테이핑을 하면서도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하게 실력은 크게 늘지 않았다.

매일 골프 채널 레슨 프로를 보고 인터넷에 나온 자신에게 맞을 것 같은 연습법을 따라했다. 그런데 딱 한 가지. 이 친구는 그립을 정말 독특하게 잡았다. 양손을 거의 모아 잡은 형태. 딱 봐도 백스윙이 올라가는 과정에서 클럽이 출렁거리는 모습이 보이는데 스스로는 인지하기 어렵다.

대신 ‘다운스윙’에 집중해 늘 백스윙 톱에서 볼이 있는 임팩트 지점까지만 수없이 연습을 했다. 어드레스, 백스윙, 임팩트, 폴로스루 등 각 부분의 동작은 아마추어 골퍼 치고는 훌륭했다. 하지만 너무 ‘구분 동작’에 집착한 나머지 하나의 스윙이 이뤄지지 않았다. 스스로도 “너무 부분적인 동작을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을 하니 스윙이 끊어지는데 이제 어떻게 할 수 없다. 너무 몸에 배어 버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리듬’ 없이 스윙을 수백 곳으로 쪼개 각 부분의 모양에만 집중해 하나로 합해지지 않았다. 하나의 자연스러운 스윙이 되기 어려운 이유는 또 있었다. 백스윙 톱을 만드는 스윙의 기술과 다운스윙, 임팩트 구간, 폴로스루의 모양과 기술이 제각각이었다. 절대로 하나가 될 수 없는 스윙 이론들의 조합인 것이다.

많은 주말 골퍼들이 필자의 친구와 비슷한 경험을 했거나 비슷하게 연습을 하고 있다. 스윙의 기본은 백스윙 톱에서 피니시까지 자연스럽게 휘둘러져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스윙은 임팩트나 백스윙 톱, 폴로스루의 오른손 모양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이 하나로 이어져야 한다.

한때 골프연습장에 유행처럼 번진 것이 있다. 바로 선수들의 스윙을 초고속 카메라로 찍어 놓은 것이다. 이 동작을 따라하기 위해 주말 골퍼들은 각 부분의 모양을 하나하나 따라하기 바빴다. 그런데 부작용이 생겼다. 강하게 스윙을 하며 만들어지는 자연스러운 동작들까지 인위적으로 만들다보니 오히려 스윙이 나빠졌다. 하나의 리듬이 안 되고 중간에 흐름이 끊어져 버리니 볼의 방향성이나 비거리에는 악영향을 미칠 뿐이었다.

주말 골퍼들은 먼저 빈스윙을 해보면 알 수 있다. 뭔가 어색한 부분이 없는지, 스윙이 중간에 끊어지거나 이상하게 몸을 쓰는 동작이 없는지 체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마다 스윙 리듬은 다르다. 정답이 없다는 얘기다. 자신만의 스윙 리듬, 자신의 근력과 유연성, 심리적인 템포와 맞는 편안한 리듬을 찾아야 한다.

지난해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프로골퍼 박상현은 우승 비결에 대해 “다른 것은 생각 안해요. 1번 홀 티샷의 리듬부터 18번홀 마지막 퍼팅까지 스윙 리듬을 똑같이 유지하자는 생각밖에 안했어요. 욕심을 내거나 불안하거나 마음이 흔들리면 스윙 리듬도 흔들리고 미스샷이 나오죠. 쓸데없는 힘이 들어가서 평소와 전혀 다른 리듬의 스윙이 되니까요”라고 말했다.

일정한 거리, 일정한 방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요소보다 ‘일정한 리듬’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다. 버너드 다윈은 “프로들이 이론에 중점을 두지 않는 까닭은 이론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아서가 아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론보다 중요한 것. 자신의 몸이 기억하는 좋은 리듬을 유지하면 일관성을 유지하며 코스를 공략할 수 있다.

너무 하나의 동작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비거리가 나오지 않는 것은 백스윙 크기나 임팩트 구간, 오른손의 모양 등 어느 한 가지만 고쳐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복합적이다. 결국 ‘리듬’과 ‘밸런스’라는 기반 위에 하나씩 고쳐 나가야 한다.

악력이 없는데 그립을 가볍게 잡으면서도 클럽을 견고하게 조작할 수 없다. 또 몸통 스윙을 할 때 유연성이나 근력이 없다면 제대로 된 동작이 나오지 않는다.

좋은 숲을 구성하는 것은 좋은 나무다. 하지만 나무만 보면 숲은 균형적인 아름다움을 갖지 못한다. 주말 골퍼들이여, ‘숲’을 가꿔야 한다. 너무 ‘나무 하나’에 집착하면 다른 나무들까지 시들고 만다.

[조효성 스포츠레저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1호 (2019년 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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