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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배당확대 요구에…남양 ‘거부’ 현대그린푸드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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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 "고배당 땐 총수일가 최대 혜택

이익금, 재무구조 개선 투자에 활용"

연금 "투자 따져보고 배당 제안" 반박

현대그린푸드는 배당 2배 늘리기로

성장 위한 유보냐 주주 배당이냐

연금 경영참여에 '짠물기업' 대립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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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이 배당을 확대하라는 국민연금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배당 확대를 둘러싼 국민연금과 이른바 ‘짠물 기업’들의 갈등이 점차 확대되는 가운데, ‘성장을 위한 사내 유보’와 ‘주주를 위한 배당’ 등 기업 경영을 놓고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남양유업은 11일 “(고배당 정책으로 가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이익 증대를 대변하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저배당 기조를 통해 회사 이익의 사외 유출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자료를 냈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 7일 남양유업에 ‘배당정책 수립 및 공시와 관련해 심의·자문하는 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의 정관변경 주주제안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 남양유업이 나흘 만에 이를 거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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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은 “배당을 확대하면 증가된 배당금의 50% 이상을 가져가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혜택을 보게 되기 때문에 사내 유보금으로 기업가치 상승을 견인하기 위해 낮은 배당정책을 유지해온 것”이라며 “고배당을 통한 회사 이익의 사외 유출보다는 사내 유보를 함으로써 재무구조 건전성을 높이고, 장기투자를 위한 밑거름으로 활용하는 것이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판단하에 저배당 정책을 유지해왔다”고 주장했다. 남양유업의 최대주주는 홍원식 회장 등 총수 일가(지분율 53.85%)다.

남양유업의 배당금은 그동안 주당 1000원(2015~2017년) 수준이었다. 남양유업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은 2017년 17%로 유가증권 기업 평균(33.81%)에 못 미친다. 2016년에는 2.3%에 불과했다. 남양유업 주가는 주당 63만6000원(11일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와 같은 배당이 이뤄진다면 배당수익률은 0.2%에도 미치지 못한다. 남양유업 주가도 최근 3년 사이 최저점을 맴돌고 있어, 주주로서는 성장과 배당 모두에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은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남양유업을 2016년 6월부터 기업과의 대화 대상 기업, 비공개 중점관리기업, 공개 중점관리기업으로 선정해 지속적으로 개입했으나, 배당정책 관련 개선이 없어 주주제안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 수탁자책임 전문위원은 “남양유업이 설명한 것처럼 투자할 대상이 있어 현금이 필요한지 여부까지 다 검토한 뒤에 주주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한 경영대 교수는 “남양유업이 장기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배당을 하지 않는다면 투자 계획을 밝혀야 한다. 없다면 회사의 주인인 주주에게 나눠주는 게 맞는다”고 했다. 실제 남양유업은 대리점에 대한 ‘갑질 논란’ 이후 매출이 하락한 바 있고, 총수 일가는 그대로인 채 최근 1년 사이 대표이사가 두차례 교체되는 등 경영의 방향타가 흔들리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투자 계획은 보안사항이고 지금 당장 구체적 투자 계획을 가지고 있어서 입장자료를 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 노후를 위해 수익률을 높여야 할 국민연금이 배당 확대 요구를 적극적으로 내세우자 기업도 바뀌고 있다. 국민연금이 남양유업과 함께 배당 관련 중점관리기업으로 선정한 현대그린푸드는 지난 8일 공시를 통해 전년에 견줘 두배 이상 늘어난 배당계획을 발표했다. 2017년 주당 80원 결산배당금을 주주에게 분배했지만 2018년에는 주당 210원을 배당하겠다고 밝혔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관심이 있는 기업은 배당성향이 무조건 낮아서가 아니라 성장을 위해 기다렸는데도 성장도 안 된 곳들이 많다. 올해는 준비기간이 짧아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가 많지 않겠지만, 내년에는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완 현소은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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