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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외환보유액 4055억 달러 '사상최대'…20여년만에 100여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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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외환위기 20년만 외환보유액 100여배 급증

견조한 경상수지 흑자, 외화자산 운용수익 증대 영향

중국, 일본 등 이어 세계 8위..위기시 충격완화 역할

이데일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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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우리나라 외화곳간인 외환보유액이 사상 최대 기록을 다시 깼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0여년 만에 외환보유액이 100배 이상 늘어났다. 반도체 특수에 힘입은 탄탄한 경상수지 흑자와 양호한 외화자산 운용 수익률 덕분이라는 평가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외환보유액은 4055억1000만달러로 전월 말 대비 18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사상 최대다.

외환보유액은 우리나라가 보유한 외화자금이다.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고 금융기관 등 우리나라 경제주체가 해외에서 외화를 빌리지 못할 때 비상금 기능을 한다. 외환보유액이 늘었다는 것은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증대됐다는 의미다.

외환보유액에는 유가증권(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등)을 비롯해 예치금, 금, 특별인출권(SDR), IMF포지션 등이 포함된다.

외환이 부족해 국가적 곤혹을 치렀던 지난 1997년 이후 우리나라는 의식적으로 외환보유액 축적에 힘을 쏟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7년 12월 우리나라가 보유한 외환보유액은 39억달러에 불과했는데, 불과 3년이 채 되지 않은 2001년 9월에 1000억달러를 모았다. 2005년 2월과 2011년 4월에 각각 2000억달러, 3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6월에는 4000억달러를 넘어섰고, 그 뒤에도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외환보유액이 꾸준히 증가하는데는 7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경상수지 흑자 영향이 크다. 국내로 꾸준히 외화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만큼 외환 보유액이 증가한다. 우리나라는 81개월 연속(지난해 11월 기준) 경상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20년 이상 축적된 외환보유액 운용 능력도 수준급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한은이 영국 소재의 ‘센트럴뱅킹 퍼블리케이션’이 수여하는 ‘올해의 외환보유액 운용기관상’을 수상한 것이 대표적이다. 온라인과 학술저널로 각국 중앙은행 뉴스를 제공하는 센트럴뱅킹 퍼블리케이션은 2014년 이 상을 제정해 매년 수여하고 있다.

외환보유액 운용을 총괄하고 있는 한은도 외환보유액이 지속 증가하고 있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외화자산 운용수익 증가를 꼽고 있다. 한은은 수익률을 공개하지는 않지만, (수익률이) 나쁘지 않다고 설명한다. 외환보유액은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달에도 종종 증가했는데, 이는 외화자산 운용 능력에 따른 것이라고 한은은 설명해왔다. 달러화가 강세이면, 기타 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줄어드는 만큼 전체 외환보유액이 줄어든다.

한은은 외화자산 중 80.9%는 직접(2017년 말 기준), 나머지 19.1%는 자산운용기관 등에 위탁해 외화채권·주식 등에 투자하고 있다. 위탁 대부분을 글로벌 자산운용사에 맡기고 있으나, 2012년부터는 국내 기관에도 문호를 소폭 개방하고 있다.

지난달 말 외환보유액은 유가증권이 3802.5억달러(93.8%)로 가장 많았다. 유가증권은 대부분 미국 국채 등 국채다. 그 뒤를 예치금(149.0억달러·3.7%)과 SDR(33.9억달러·0.8%), IMF포지션(21.8억달러·0.5%)이 잇고 있다. 금은 47.9억달러(1.2%) 정도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지난해 12월말 기준)는 지난 2017년 5월 이후 세계 8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중국이 3조727억달러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일본(1조2710억달러)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스위스,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대만, 홍콩에 이어 우리나라다.

이데일리

자료=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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