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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청년경찰은 영국서 범죄예측 배우고… 탈북학생은 유엔난민기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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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미래탐험대 100人] 1차 선발된 탐험대원을 소개합니다

"인공지능 컴퓨터가 잠재적 범죄자 혹은 피해자를 예측해 범죄를 예방하는 사회를 우리는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영화 속에서나 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컴퓨터의 범죄 예측은 영국에서 곧 현실이 된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의 젊은 경찰로서 그 현장을 찾아 범죄 예측 시스템의 현재와 미래를 탐험하고 싶습니다."

조선일보가 창간 100주년(2020년 3월 5일)을 앞두고 시작한 연간 프로젝트 '청년 미래 탐험대 100'(미래 탐험대)의 1차 탐험 대원으로 선발된 충남지방경찰청 장만평(23) 경위는 영국 경찰이 개발 중인 범죄 예측 시스템을 탐험 대상으로 삼았다. 영국 앨런 튜링 연구소가 개발 중인 영국 NDAS(전국 데이터 분석 시스템)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잠재적 범죄 피해자 등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대상을 찾아내는 시스템으로 올해 3월 시범 운영을 시작한다. 컴퓨터가 잠재적 범죄자를 지목하는 사회를 그린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비슷한 실험이 전개되는 셈이다. 영화 속 배경 시점(2054년)보다 35년 먼저 찾아온 미래다. 장 경위는 "끔찍한 범죄는 늘어가는데 법은 범죄자를 제대로 처벌하지 못한다는 불만이 나오는 오늘날 모든 범죄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범죄 예측 기술이 발달하면서 감시 사회에 대한 우려와 더 안전한 사회를 구축할 수 있다는 낙관이 맞서고 있습니다. 우리보다 먼저 실험을 시작하는 영국 경찰은 이 둘 사이의 쉽지 않은 균형을 어떻게 찾아갈 계획인지 알아보고 싶습니다."

조선일보

美·벨기에·마다가스카르… 더 나은 미래 찾아 세계로 갑니다… ‘청년미래탐험대 100’ 1차 50명 선발 - 조선일보가 창간 100주년(2020년 3월 5일)을 앞두고 진행하는 연간 프로젝트 ‘청년 미래 탐험대 100’의 1차 선발 절차가 6일 마무리됐다. 493명이 지원해 50명이 1차 탐험대원으로 선정됐다. 미래 탐험대는 20대 청년 100명을 세계 각지에 보내 희망찬 내일의 모습을 모색하기 위한 기획이다. 왼쪽부터 공유 경제의 미래를 엿보기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는 대학생 배한나씨, ‘선택하는 죽음’인 안락사 문제를 고민하기 위해 벨기에·네덜란드에 갈 생명보험사 직원 남혜윤씨, 마다가스카르에서 곤충을 통해 다양한 종(種)의 중요성을 모색할 곤충 연구자 구준모씨, 치매 환자도 함께 어울려 사는 일본 사회를 탐험할 대학생 박상현씨. /고운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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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선발을 완료한 1차 미래 탐험대엔 젊은이답게 호기심으로 충만한 패기 넘치는 탐험 계획서를 낸 지원자들이 다수 선발됐다. 자라온 개인사(史)와 경험을 '미래'란 키워드와 접목한 당찬 탐험 계획이 많았다. 탈북 가정 출신인 김향연(23)씨는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가 있는 유엔난민기구(UNHCR)를 중심으로 난민과 이민자를 잘 포용한 국가들을 탐험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세 살 때 한국에 정착한 탈북 가정 출신으로 '서로 다름'에 대해 오래도록 생각해 오다 미래 탐험대에 지원했다"고 했다. 그는 차별과 편견을 겪으며 다져온 문제의식을 발판으로 '다름을 끌어안는 사회'를 탐험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해 심사위원단(조선일보·TV조선 기자 7명으로 구성)의 큰 호응을 얻어냈다. 그는 자신이 꿈꾸는 100년 뒤 우리의 바람직한 모습으로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를 제시했다. 그는 말했다. "많은 이들이 미래에 일어날 일로 남북통일을 꼽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나와 다른 사람'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통일이 지금보다 더 큰 사회 분열을 불러오지 않을까요."

조선일보

1차 미래 탐험대원에 선발된 충남지방경찰청 장만평(왼쪽) 경위와 대학원생 김향연씨. 장 경위는 3월 시범 서비스가 시작될 영국의 범죄 예측 시스템을 탐방할 계획이다. 탈북 가정 출신인 대학원생 김씨는 ‘다름을 받아들이는 사회’를 모색하기 위해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가 있는 유엔난민기구(UNHCR)를 중심으로, 난민과 이민자를 잘 포용한 국가를 찾아간다. /고운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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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 연장과 죽음에 대한 깊은 고민도 탐험 대상이다. 생명보험사의 보험 계약 심사 담당인 남혜윤(28)씨는 모든 연령대의 존엄사가 합법인 벨기에 등을 찾아 '선택하는 죽음'의 출발선에 선 인류의 고민을 숙고할 계획이다. 기술의 급격한 발달로 인간의 수명이 얼마나 늘어날지 가늠하기 어려운 시기에 태어난 세대답게 죽는 시점을 모두가 선택해야 할지 모른다는 철학적 화두로부터 탐험 주제를 찾았다. 치매 환자인 할머니를 둔 대학생 박상현(26)씨는 자신을 예비 치매 환자라 소개하면서 치매를 앓는 어르신이 카페에서 서빙을 하고 손님도 그들의 실수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일본의 실험적인 서비스 현장 탐방을 구상하고 있다.

'다음 100년'을 내다볼 때 환경이 빠질 수 없다. 어린 시절 곤충에 빠져 곤충 연구자로 대학원 석·박사과정을 밟고 있다는 구준모(26)씨는 "고유한 곤충 종(種)이 서식하는 마다가스카르의 생물다양성센터를 찾아 다양한 종과 인간의 공존 방법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학생 문다영(22)씨는 빙하가 녹아내리는 아프리카 킬리만자로를 방문해 기후변화에 운명이 바뀔지 모르는 인류의 현주소를 그 변화를 겪은 현지인과 전문가의 육성(肉聲)으로 짚어볼 예정이다. 문씨는 100년 후 미래를 표현할 문구를 적어달라 하자 이렇게 썼다. '살아 있다.'

[김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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